국내 증시의 장기침체 등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증권의 발행을 통해 외화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종전과는 달리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한편 프레미엄을 대폭 하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처음으로 주식관련 해외증권을 발행키로
결정한 (주)진도는 2천3백만달러 규모의 신규발행 해외CB(전환사채)의
표면이자율을 연 5-6%, 전환프레미엄을 15%선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종전에 해외증권을 발행한 회사들의 발행조건에 비하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하도록 조정된것이다.
진도의 발행조건은 이미 해외CB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등 해외증권을
발행한 삼성전자등 12개사가 주로 자사에 유리하도록 대부분 연1-2%의 낮은
이자율과 50-1백%이상의 높은 프레미엄을 조건으로 해외증권을 발행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될 예정인데다
이미 발행된 일부 한국계 해외증권의 가격이 기준주가 이하로 폭락,
거래마저 한산한 실정이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
증권에 대해 별다른 투자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만큼 외화조달을 위해
해외증권 발행을 추진중인 코오롱, 삼보컴퓨터 등 다른 기업들도 진도와
마찬가지로 5-10%의 높은 이자율과 10-15%의 낮은 프레미엄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85년 12월에 2천만달러의 해외CB를 발행한 적이 있는
삼성전자는 다시 해외CB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증권관리위원회의
승인을 취득했으나 이자율과 전환프레미엄의 조정과정에서 주간사측인
영국의 베어링 브라더스사와 동양증 권과의 견해차이로 세차례나 발행을
연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전문가들은 "낮은 이자율과 높은 프레미엄"을 적용하던 시기는
이젠 끝났다고 전제하고 해외증권의 발행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지난
86-88년 국내증시의 호황기와는 달리 자본시장 개방을 앞두고 한국계
해외증권이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과 전환사채의 경우 주식전환을
포기한채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장수익률을 적용해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상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합리적인 발행조건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