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핵 공격도 방어할 수 있는 지하벙커가
마련된 비밀 은신처를 바그다드 도처에 최소한 7개 이상 갖고 있으며
이중에는 공항 근처의 인공호수 중앙에 지어져 유사 시 지하터널을 통해
공항으로 탈출할수 있는 특수시설이 갖춰진 저택도 있다고 서방 소식통들이
25일 밝혔다.
소식통들은 이 거대한 시설들이 높은 장벽으로 가리워져 있으며 이라크
당국은 이같은 군사 시설물과 대통령 거처 등을 외국인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수년 동안 낮 시간에는 외국항공기들의 바그다그 공항
이.착륙을 금지해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들 속에는 바그다드에서 근무한 서방 외교관들과 이라크
정부가 공공 건물, 군사 건물 등의 지하에 구축한 핵공격 방어 벙커, 방공
은신처 건설 공사에 참여했던 국외 탈출자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소식통들의 거의 대부분은 이라크의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름을
밝히기를 매우 꺼려했으며 이때문에 이들이 제공한 정보를 검증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바그다드 상공을 거의 매일 비행하다시피 한 극소수 서방 관리들
가운데 한 사람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바그다드 시내의 한 인공호수
중앙에 여러채의 크고 작은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섬이 보이는데 이들
건물은 제방길을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으나 이 인공호수에는 수영이나
보트를 이용해야한 접근할수 있는 또 다른 섬이 있으며 이 섬에는 방갈로
1채만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이 섬에는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 재빨리 바그다드를
탈출할 수 있는 인근 공항으로 연결된 지하터널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지난 79년 집권하자마자 핵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방어시설 구축에 착수했다고 전했는데 79년은 이라크가
이란과의 8년 전쟁을 시작하기 1년 전이다.
후세인은 특히 대통령궁과 주요 군 사령부 지하벙커 건설에는 외국의
유명 건설업체들을 동원했다.
이와 관련, 독일의 한 건설회사는 이번주 이 회사의 기능공들이
바그다드 시내에 있는 대통령궁 지하에 6천5백만달러가 투입된 초호화판
비밀 은신처를 건설했으나 이라크 당국은 지난 81년 이 시설물이
완공되자 공사 청사진을 이라크에 남겨놓도록 지시했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의 지하벙커 건설에 참여했던 한 유럽 기술자는 이들
지하벙커에는 정교한 환기시설과 72시간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발전기,
통조림 식량, 식수 등이 비치돼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이 공사에 참여했던 태국 기술자들은 강력한 철강과 견고한
콘크리트를 이용해 지어진 이들 지하벙커에 은신한 이라크인들이
다국적군의 엄청난 폭격을 견뎌내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