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이 장기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을 물론 내수시장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연말 유엔이 이라크군의 쿠웨이트철군시한을 1월15일로 결정한
이후 설마 전쟁이 발발하기야 하겠느냐는 분위기에서 그런대로 현상을
유지하던 내수는 17일 전쟁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갑자기 위축되기 시작,
전자.자동차등의 완제품업계에 싸늘한 한파를 던져주고 있다.
전쟁발발 5일이 지난 이번주부터는 전쟁의 장기화를 우려한 때문인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특히 저하돼 일부 전자제품 대리점의 경우 며칠째
한사람도 발길을 들여놓지 않고 있으며 자동차도 전쟁발발이전에 비해
계약대수가 20%에서 최고 50%까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철강,석유화학 등 원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아직은 별 영향이
없으나 전자,자동차 등 완제품업계의 불황이 2-3개월 후에는 그대로
파급되기 때문에 완제품 업계의 침체를 걱정속에 지켜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쟁이 과연 얼마만큼 길어질지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면서
대리점등을 직접 방문하며 판촉을 독려하는 한편 연일 비상영업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재고누증을 우려,
감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전자 <> : 전쟁발발일인 지난 17일만 하더라도 이렇다할 변화는
없었으나 이번주 들어 갑자기 매출이 줄기 시작, 가전제품 대리점들은
대부분 20-30%씩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대리점에 따라서는 50%이상의
감소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전자제품 대리점 주인은 2-3일전부터는
한사람도 가게를 찾지않는등 "위축 그 자체"라고 말하고 특히 최근
수요가 크게 늘던 대형가전제품의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생산회사들은 대리점으로부터 정확한 다음달 주문을 받지
못해 생산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태가 악화되면 생산
축소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금성,대우 등 대형전자업체들은 연일 영업대책회의를 열고
방문판매,연고판매등을 권장하는 등 대책마련에 온갖 머리를 짜내고 있다.
<> 자동차 <> : 걸프전쟁 발발이후 즉각적이고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유가 추가인상설까지 나돌자 올들어 승용차 내수시장 계약고가 지난해
12월에 비해 20%정도 하락하더니 전쟁이 발발한 17일이후에는 업체에 따라
최고 50%까지 매출이 또다시 감소하는 등 엄청난 시련을 겪고있다.
업계는 내수수요가 전쟁발발이후 전체적으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30%는
줄었을 것으로 보고있는데 이같은 급격한 내수위축을 감당하지 못해
잔업을 중단하는 등 생산활동마저 위축되고 있다.
<> 섬유 <> : 아직 매출격감 현상은 나타나지않고 있으나 나프타가격의
인상 등으로 화섬업계를 중심으로 원가부담이 커져 내수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봉제는 심각한 인력난과 원부자재 가격급등에 따라 수지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걸프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이미 당하고 있는 수출감소외에
내수마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고전이 예상된다.
<> 유통 <> :전반적으로 매기가 크게 위축돼 백화점의 경우 최근
실시했던 겨울정기 바겐세일에서 당초는 전년동기 대비 35-40%의 매출
성장을 기대했으나 실제는 20%정도의 증가에 그쳤다.
전쟁발발일인 지난 17일 이후는 매출이 더욱 급락,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백화점외에 수퍼 등 생필품위주의 매장을 제외한 대중양판점 등
대부분의 매장도 전쟁발발이후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덩달아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
<>철강및 유화 <> : 냉연강판,플래스틱등을 사용하는 자동차나 가전등
완제품업체의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기초소재산업인 철강업계와
유화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아직은 당장 수요감소가 나타나고 있지않으나 자동차,전자업계의
부진영향이 파급될 2-3개월후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유화업계는 대폭적인 설비증강으로 가뜩이나 국내시장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줄 경우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며 냉연강판,아연도강판,특수스테인리스강 등의 해외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철강업계도 내수감소로 인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