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 영국의 최장기 집권 총리라는 기록을 남긴 마거릿 대처
총리가 22일 갑작스럽게 총리직 사임을 발표 하자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반대자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 총리 동료들은 비록 일부가 그녀의 이번 행동이
올바른 것이었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녀의 사임에 대해
놀라움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의 당원들은 대처 총리가 오는 27일 예정된 보수당 당수
선거 2차투표에서 마이클 헤젤타인 전국방장관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보수당 내각의 경고를 받아들여 사임을 결정한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닐 키녹 노동당 당수는 "잘됐다. 매우 잘됐다고 밖에 달리 말할 수가
없다"고 소감을 밝히고 "이제 영국에서 대처리즘을 말끔히 씻어낼 순간이
왔다"면서 당장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총선을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피터 던햄 의원은 다우닝가에 있는 대처 총리의
사무실에 20여송이의 장미를 들고 타났는데 기자들이 "애석함의
뜻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사임 발표가 있은 이날 영국 전역의 대처 총리 지지자들로부터 수많은
꽃다발이 보내져왔는데 이들중에는 지나간 시대를 상징하는 백합꽃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케네스 베이커 보수당 의장은 "우리의 위대한 평화시기의 총리가
정부를 떠났다는데 대해 진정으로 큰 슬픔을 느낀다"며 "그녀는 영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위대 한 지도자였으며 나는 그녀의 이같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 고 말했다.
대처의 절친한 친구이자 보수당의 부의장인 제임스 스파이서 의원은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으며 같은
보수당의 존 스토크스 의원은 보수당이 위대한 지도자를 몰아냈다면서
"기사도의 시대는 지나갔으며 배신이 승 리를 거두었다"고 분노해 했다.
네빌 트로터 보수당 의원은 "그녀가 올바른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당의 이익을 우선시켰다"고 그녀의 사임을 애석해 했으며 15년 동안
대처 총리의 측근에 서 그녀를 도왔으나 지난 1일 그녀에 대한 반발로
부총리직을 사임했던 제프리 하우 경은 "그녀는 영국 역사상 위대한 정치
지도자의 한사람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런던 중심가의 시민들은 대처 총리의 사임 소식에 대해 애석의
뜻을 표명하는 가하면 안도의 뜻을 나타내기도 해 상반된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남녀노소는 물론 직업의 종류 여하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지난 11년간 생활의 일부처럼 보였던 대처의 갑작스런 사임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점심식사를 하러가던 한 학교의 행정직 직원 크리스틴 스코트(49)씨는
"정말 놀랐다. 그녀가 사임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 아침 TV를 통해 그녀의 사임 소식을 알게되었을 때 내가 생각할수
있었던 모든 것은 진정 역사적인 날이구나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대처 총리의 사임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런던 시내를
운행하는 이 층 버스의 관리자들은 버스위로 뛰어 올라 대처의 사임 소식을
발표하기도했으며 파리-런던 구간을 운행하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스의
조종사들은 히드로 공항의 관제탑으로부터 사임 소식을 받아 승객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브리티시 텔레콤사에 근무하는 소냐 데이비스씨는 " 나는 그녀(대처)
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대처 총리 없이는 아무도 국가라는 큰 배를
페르시아만의 거친 풍랑을 해쳐 나가지 못할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일부 젊은 법률가들과 그 보조원들은 변화를 맞이할 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런던의 주가와 파운드화는 대처 총리의 사임 발표가 있은
직후 잠시동안 폭등세를 보였으나 곧 이어 보수당 당수 경선에 더글러스
허드 외무장관과 존 메이저 재무장관이 출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떨어졌다.
투자가들은 처음에는 대처 총리의 사임이 보수당을 단결시켜 새로운
지도자에게 길을 열어주게돼 보수당이 다시한번 총선에서 사회당을 누르고
승리를 거두는 길로 나아갈 것으로 것으로 기대했으나 새로 2명의 당수
경선 후보자가 나섬으로써 불확 실성이 높아져 자본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