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포 한약노점상이 사회문제화돼 당국에서 이들을 돕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채 겨울을 맞고 있어 인도적차원
에서 더 추워지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이들이 한약재를 처분, 중국으로
돌아갈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 대기업 일괄 구입등 실현성 희박 ***
이들 교포노점상들은 특히 지난달 18일 보사부의 중국산 한약재 성분검사
발표로 가짜/유해 한약파동이 빚어진후 갖고온 한약재를 팔지 못해 체류
기간을 넘겨도 돌아가지 못하고 고국에서 불법체류자가 되는등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한약재 장사로 떼돈을 벌수 있다는 소문만 믿고 편법으로 얻어낸 초청장
으로 입국한 많은 교포들이 엄동을 앞두고 고국이라지만 낯선 서울땅에서
변변치 못한 숙식을 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간신히 여비를 마련
해 돌아가더라도 깔려 있는 빚더미 때문에 어려움을 면치 못할 형편에 있다.
20일 하오 차가운 날씨를 피해 시청앞 지하도에서 약을 팔던 중국흑룡강성
목단시 공상무역공사 직원 최동춘씨(45)는 "중국돈으로 빚 1만원을 포함,
10년치 월급에 해당하는 2만4천원(한국돈 4백여만원)어치의 한약재를 갖고
난생 처음 조국땅을 밟았으나 출국을 한달 앞두고도 4분의1밖에 못팔았다"
고 걱정하면서 "나자신 공무원이면서 고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이같은 노점상
을 하는게 죄송한 한편 노점을 허용해 주는데 고마움을 느끼지만 이곳에
모여드는 교포들이 밑천이라도 건져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길이 없겠느냐"고
호소했다.
최씨는 "일부 시민들 사이에 일고 있는 우리에 대한 반감도 알고 있으며
그들의 입장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굳이 황씨라고만 밝히려한 40대 여자교포는 "친구를 통해 얻은 초청장으로
2개월전 입국, 시집쪽 사촌 친척을 찾아보긴 했으나 눈치밥을 먹기 싫어
여관에서 숙식하고 있다"며 "빚을 얻어 3만원어치의 물건을 사 출국하다
중국 세관당국에 3분의1을 압수당하고 웅담 10개와 1갑에 한국돈 1만원짜리
녹용주사 5백갑등을 갖고 들어왔으나 태반이 남아있고 판 것도 대부분 외상
이라 돌아갈 일이 막막하다"고 한숨지었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강영훈총리의 대책마련 지시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도움이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이용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둘다 실현가능성
이 작고 다른 뾰족한 수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거론되고 있는 모 재벌사의 경우 1천여명으로 추산되는 이들 한약
노점상이 가진 한약재의 값도 문제려니와 대상자 선정등 실태조사,성분검사,
사후처분 방법등에 대한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서 선뜻 어느 한
기업이 떠맡기에는 벅차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
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사용하는 방법은 일부 시민 사이에 국내에도 도움
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 실정이라는 이유로 중국교포들에 대한 반감이 일
우려가 있으며 교포들이 팔려는 한약재가 대부분 수십만원에서 백만원대를
호가하는 웅담, 편자환등 비싼 한약재인만큼 처분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
에서 비현실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