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중공업이 최근 소련으로부터 수주한 선박건조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 당국의 도크설비 신/증설 억제로 선박건조 사실상 불가능 ***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라중공업은 지난달 소련국영선박회사로부터
9만5천톤급 OBO선(겸용선) 10척을 6억달러상당에 건조하기로 가계약(LI)을
체결했다.
그러나 현재 한라중공업이 사용하고 있는 도크시설로는 겸용선을 건조할
수 없어 현재의 도크시설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도크시설을 마련해야 하는데
당국의 조선산업합리화정책에 따라 도크설비의 신증설이 억제돼 있어 한라
중공업의 소련선박 건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 조선업 대외적 이미지 손상 우려 ***
한라중공업은 현재 1백90m인 인천 도크설비로는 대형 겸용선을 건조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보고 현재의 도크를 확장하거나 한라그룹 계열사인 한라
시멘트가 건설하고 있는 강원도 옥계항을 이용, 이곳에 새로운 도크를 만드
는 방안을 강구했었다.
한라중공업은 당초 정부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선박건조에 필요한
설비를 갖춘다는 조건으로 소련측과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해외로부터 수주
를 받은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파기할 경우 한국 조선업이 무책임
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대외적인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한라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계약 이행여부를 오는 9월1일까지 소련측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어 시간적 여유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도크시설 마련이
불가능해 소련측의 선박수주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