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붕괴위기로 까지 치닫고 있는 증시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회생처방으로
제시되고 있는 "주식매입기금"설립을 둘러싼 논의가 증권업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다.
증권사 객장에서는 이와 관련, 증권당국이 이미 증권업협회등을 통해
증권업계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주식매입기금설립안 마련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증협으로 부터의 건의형식을 벌어
이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문마저 무성하다.
더욱이 16일 하오에는 증권감독원,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등 증권
유관기관장들이 회합을 갖고 주식매입기금 설립을 골자로한 증시대책을
마련, 정영의 재무부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보도로 증권업계가
한때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이기도 해 이기금을 둘러싼 논의가 급속도로
무르익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증권감독원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한결같이
회합사실은 물론 건의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그 이유로
주식매입기금 설립에 가장 중요하다고 볼수 있는 자금조달방법이
통화의 증발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관계기관간에서도 합의점을
못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어 아직까진 이 방인이 내부적으로
검토중이거나 모색중인 것으로 보는 것이 유력하다.
아무튼 상당수의 증권사 관계자및 투자자들은 현재의 증시가
금융실명제 유보, 부동산투기억제책 발표등 대형호재의 출현에도 불구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으로 어겨졌던 종합주가지수 780선마저 무너지는등
파국으로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주식매입기금을 설립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묘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증권업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식매입
기금 설립설은 <> 우선 기금의 형태로는 과거 일본이 증시공황이 닥치자
설립했던 "공동증권" 이나 "주식보유조합"과 유사한 형태의 별도법인이나
조합을 설립한다는 의견이 유력하게 제시되고 있고 <> 기금의 규모는
3조 - 5조원에 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금조달방법에 대해서는 <> 증권사로 하여금 회사채를 발행토록
해 각종 연금 또는 기금등에 인수시켜 자금을 마련하거나 <> 증권사및
투신사로 하여금 보유 유가증권등 현물을 출자토록 해 이를 담보로 기금
등으로 부터 자금을 빌리는 방안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자금운용방법은 조성된 주식매입자금으로 증권사및 투신사의
보유주식을 매입, 간접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주식보유조합의
방식이거나 시장에서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공동증권식의 방식을 취하든지
아니면 이 방법들을 혼합하는 방식등 3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64년 1월20일 당시 위기상황에 처한 증시를 회생시키기 위해
법적으로 일반 증권회사의 형태이지만 그 성격은 중립적 공공적 투자기관에
가까운 신설 법인인 "공동증권"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주주는 시중은행및 특수은행 16개사, 지방은행 57개사, 신탁은행
7개사, 생명보험회사 20개사, 증권사 19개사등 모두 119개사로 전 금융기관이
고루 참여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주식매입자금 조달방법은 각 주주들이 출자한 300억엔과 시중은행의 융자금
1,023억엔, 중앙은행 차입금 676억엔등으로 주로 은행권에의 융자및 차입을
통해 조달했으며 자금운용방법은 원칙적으로 거래소 회원 증권사를 통해
시장에서의 직접거래에 의해 주식을 매입하되 종목별 매입주식한도를 기발행
주식의 10%로 정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원칙하에 설립이후 모두 2,023억엔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했고 일본증시가 활황세로 접어들게 된 65년 12월부터 주식을 매각,
68년 8월에는 중앙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을 완전 상환했고 71년 해산때까지
순이익 280억원을 남겨 일본 공동증권재단을 설립했다.
공동증권 설립으로 일단 증시공황의 위기를 모면한 일본은 관제주가로
인해 시장의 자율기능이 왜곡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증권사의 보유
유가증권의 유동성을 증대시켜 증시의 자율기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공동
증권 설립 1년여만인 지난 65년 1월12일에 "일본증권보유조합"을 설립했다.
이 조합은 민법상의 조합으로 조합원은 증권회사 56개사로 구성됐으며
조합원이 매각한 주식매각대금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현금, 유가증권등
현물로 출자하여 설립됐고 조합의 존속기간은 설립일로부터 3년간이었다.
자금조달방법은 일본 증권금융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융자받아 이를
다시 증권회사에 출자유가증권등을 담보로 잡고 융자해 주는 방식을 취했고
자금운용방법은 투신사및 증권사의 보유주식에 한해 매입하는 간접적 시장
개입 방식을 사용했다.
이조합 역시 설립이후 매입한 주식을 시장회복기이후에 매각하는등
증시안전판구실을 했으며 일본증시의 활황에 힘입어 해산일인 69년
1월11일까지 총 489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기록, 이를 자본시장진흥재단에
헌금했다.
이처럼 주식매입자금과 관련한 일본의 예에 비추어 볼때 만일 앞으로
주식매입기금이 우리증시에 설립될 경우 그 형태가 별도의 법인이든 조합
이건간에 일단 증권사를 비롯, 투신사, 은행등 전 금융기관들이 대거
참여하는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자금조달방법에 있어서는 현재로서는 통화증발요인 때문에 은행권에의
의존도를 대폭 줄이는 대신 연금, 기금, 공제화등을 통한 자금조달방법에
주력하는등 일본과는 다른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통화증발요인 때문에 정부의 자금지원이
어려운데다 <>증권사및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들도 작년 12.12조치이후
대량의 주식매입으로 인해 자금고갈상태에 빠져 있으며 <>연금/기금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이들의 자산운용규정을 개정해야 하는등
주식매입기금 설립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자금조달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립안마련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 대조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