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화공장 신증설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석유
화학공업도 하향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국내 유화업계에 깊은 주름살을
가져올 전망이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NPRA(전미석유정제자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온 국내
유화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의 공급과잉 현상이 두드러지고 급격한 가격하락이 전망
되고 있는등 세계 유화 경기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말 필립스, 엑슨등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의 잇따른 사고와 이상
한파 등으로 가동율이 85%선까지 떨어졌던 미국시장의 경우 올들어 각
플랜트들이 모두 정상가동에 들어가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2/4분기들어
에틸렌등 기초유분의 공급과잉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동율이 90%를 넘으면 격심한 시장선점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시장은 올 가을 가동율이 95%선을 초과할 것으로 보여 톤당 529달러로
안정세를 유지하던 에틸렌 가격이 3/4분기부터는 톤당 441-331달러선까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다우케미컬사와 캐나다다우사등이 대형 석유화학공장 증설을 단행
하고 필립스사, 웨스트레이크사 등도 잇따른 신설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91-93년께에는 이같은 공급과잉 현상이 한층 심화돼 유도품을 포함한 석유
화학제품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유럽시장도 4/4분기에는 공급과잉 불가피 ***
유럽시장도 올 상반기에 대형 석유화학 공장의 정기보수 작업이 집중돼
미국보다는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100만톤이 넘는 생산
시설 증강이 계획돼 있어 4/4분기부터는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
된다.
이같은 공급과잉 전망에 따라 90-94년에 걸쳐 200만톤 규모의 에틸렌 공장
신증설을 발표했던 바스프사, 에니사, 베바사 등이 건설계획을 연기하는등
유동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유화공장 정기보수로 인해 에틸렌등 기초유분의 공급이 단기적으로
타이트해지고 있는 일본등 동남아시장도 앞으로는 이같은 공급과잉 현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을 비롯 대만 / 태국 잇따른 신증설 ***
연간 60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 일본이 오는 92년까지 100만톤
규모의 증설에 나서고 있으며 태국과 대만등도 잇따른 신증설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공급과잉 현상
의 표면화와 급격한 가격하락 전망에 따라 올 4/4분기부터는 유화업체들의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는등 커다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
했다.
한편 이같은 세계 유화경기의 하락 전망에 따라 대규모 신증설 공사를
벌이고 있는 국내 유화업계들의 경기도 대단히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대림 60만톤과 유공 50만5,000톤등 모두 115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
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삼성, 현대, 럭키등이 올들어 잇따른 유화단지
건설에 나서고 있어 오는 92년말까지는 무려 200만톤이 증가한 315만톤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 심각한 공급과잉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