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7년 무혈쿠데타로 권좌에 오른후 에티오피아를 강권 공산독재로
다스려온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대통령은 5일 반군의 국정참여 허용 및
경제민주화등을 골자로 하는 획기적인 개혁조치를 발표, 그동안 고수해온
정통 마르크스주의를 포기했다.
마리암 대통령은 당중앙위에서 라디오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5시간여에
걸쳐 행한 마라톤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통일노동자당(공산당)이란 현
집권당의 명칭도 에티오피아민주통일당으로 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오랜 반정부투쟁을 벌여온 에리트리아및
티그레이지역등의 반군세력이 최근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을뿐만
아니라 수년간 계속된 가뭄으로 식량난이 최악의 상태로 빠져드는등 인구
5,000만명인 이 나라의 정경불안이 한계상황에 달한 시점에서 취해졌다.
멩기스투 대통령은 반군세력이 공산당 "세력하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국정
참여를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개인사유제 확대등
민생부양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티오피아통신은 중앙위 회동이 "국내상황및 현세계정세"를 감안, 이에
부응하는 "적절한 전략"을 마련했다고 전함으로써 획기적인 민주화조치가
곧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아프리카 최빈국의 하나인 에티오피아는 계속되는 가뭄및 주수출품인
커피값 폭락등 내우외환이 겹치는 가운데 올해에만 무려 450만명이
아사직전에 처할 것으로 추산되는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