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90년에 들어 세계는 급격히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외로는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국가가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면서 혁명적인 민주화의 열풍과 변혁과정을 겪고 있으며
변화의 물결은 머지 않아 동북아 사회주의 체제에도 전파될 것이
분명합니다.
국내로는 오래동안 쌓여온 권위주의 유산을 청산하고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민주화의 내실을 기하려는 국민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진통과 갈등이 가장 심했던 80년대 후반기에
대학생활을 보냄으로써 남달리 심한 갈등, 방황, 고통, 고민속에서
학업을 마친 세대입니다.
여러분은 곧 닥칠 21세기의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걸머지고 있는
21세기의 주역임을 깊이 명심, 투철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대학에서 얻은 이상과 가치를 실천하는 데 앞장서 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의 현실은 과도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부의 불평등에 의한 계층간
갈등/고질적인 지역감정, 이념과 가치관등의 괴리에서 오는 세대간
갈등등 미해결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지도층과 지식층에 속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기주의가 갈등과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요체는 교육의 내실화에 있습니다.
대학은 그 기능의 내실을 기하면서 미래에 대비할 능력을 키워야하고
나아가 당면의 산적한 사회적 문제들을 개혁 할 올바른 지혜를 적극적으로
축적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오늘 우리는 매우 극심한 국제적 경쟁속에 있습니다.
그동안에 이루어 놓았던 경이로운 경제발전이 자체능력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남의 힘에 의해서 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간 너무 자만해 왔습니다.
우리는 바라는 21세기의 고도산업사회의 구축은 바로 우리의 과학기술
능력의 추적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할 21세기에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고
인간소외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명이 또한 대학에 주어진 과제임을 일러
두고자 합니다.
오늘 교문을 나서는 젊은 우리의 후배 여러분
지성인은 오늘날 물질만능의 편견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풍요로운 정신 문화를 구축, 발전시켜 가는 일에 더 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특히 민족사전 문화의 전통에서 우리는 분열을 넘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정신적 기반, 문화적 일체감, 공동체의 뿌리, 집합적인 정체성을
다양하게 개발해가야 합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민족통일을 대비하는 안목과 능력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사회에 나간 이후에도 여러분은 민족통일을 주도하는 세대로서
긍지를 가지고 변화하는 국내외 정세에 탄력있게 대응하면서 자유
민주주의의 확고한 토대위에서 통일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추진하는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