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성통신, 목소리로 거는 전화기 첫선 보여 ***
키보드를 치거나 글씨를 쓰지 않아도 사람이 말만하면 기계가 알아듣고
작동하거나 말을 글자로 바꿔주는 "음성인식"의 시대가 성큼 다가섰다.
17일 한국종합전시관(KOEX)에서 막을 연 한국전자전에는 다이얼이나 버튼이
없는 "음성인식전화기"가 처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금성통신이 출품한 이 전화기 안에는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칩이 내장돼
있어 이를 사용하는 사람이 송수화기에 대고 전화번호를 발음하거나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 즉시 자동으로 전화가 걸린다.
*** 전화번호나 친구이름 부르면 자동으로 전화 걸려 ***
이 전화기가 사람의 음성을 오차 없이 이해하는 인식률은 96% 정도로 비교
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 전화기는 미리 음성이 입력돼 친숙해진 발음만을 이해하므로
이를 항상 사용하는 가족 말고 손님이 와서 전화에 대고 음성명령을 내리면
귀머거리가 된다.
또 이해할수 있는 이름이 50개 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도 자동차의 핸들을 잡고 위험스럽게 카폰을 누르지 않아도 음성
명령으로 전화를 걸수 있는 음성인식 카폰을 개발, 현재 자동차 소음 속에서
발음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지를 시험중이다.
음성인식시스팀 전문연구기업인 (주)디지콤도 정부지원금으로 최근 키보드
없는 정보검색용 음성인식 단말기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 단말기는 100 단어의 명령어를 말로 인식할 수 있어 손으로 낙서를
즐기면서 헤드폰을 끼고 말만으로 정보를 검색할수 있다.
이같은 음성인식시스팀의 실용화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진전돼 있다.
*** IBM 2만 단어까지 식별하는 워드프로세서 개발 ***
IBM은 87년 단어를 또박또박 끊어서 발음할 경우 2만 단어까지 인식할 수
있는 문서편집기(워드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일본에서도 ATR 자동번역전화연구소가 86년 설립돼 일본어 발음 -> 음성
인식 -> 자동번역 -> 음성합성 -> 영어발음과 같은 통역을 할수 있는 컴퓨터
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84년께부터 한국과학기술원과 전자통신연구소가
대화자에 구애받지 않고 5,000 단어까지 말을 인식할 수 있는 대용량 음성
인식시스팀을 개발중이다.
과학기술원 은종관 박사팀은 1,160개의 단어를 연속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시스팀을 최근 개발, 114 전화문의에 적용시킨 결과 82.5%의 문장 인식률을
얻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시스팀은 인식할 수 있는 단어가 제한되어 있는데다 미리 대화자
의 음성이 컴퓨터에 등록돼 있지 않을 경우 인식률이 크게 떨어져 실용화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회화체 우리말 이해하기까진 10년 걸릴듯 ***
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이황수교수는 "기계가 회화체 우리말을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서려면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음성인식이 미래의 각 분야에 큰 활용가치를 가지고 있는 점에 주목,
서울대/연세대/고려대/광운대등 대부분의 공과대학에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
가 진행되고 있으나 국내 연구기관간의 협동/분업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중복 연구, 정보의 상호교류 부족, 실용화의 지연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남녀노소별로 한국인의 음성을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
전자통신연구소 김경태박사는 이와 관련,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컴퓨터 전문가들과 음성 및 문법학자들이 하루빨리 이 분야의 협동체제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