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한소접촉을 계기로 가족방문차 소련에서 일시 입국, 현재 서울에
체류중인 전 북한인민군 부총참모장 이상조씨가 12일 가졌던 기자회견내용은
매우 가치있는 역사적 증언이었다.
그것은 이씨가 일제치하 중국에서 공산당원으로 항일투쟁에 종사하다
해방후 중진공산주의자로서 김일성의 권력투쟁과 집권과정을 목격했고 또
6.25당시에는 인민군부총참모장으로 참전했을뿐 아니라 휴전때는 북한측
수석대표로 유엔군과 협상에 임했으며 전후에는 소련주재 북한대사를
역임하다 김일성독재에 항거하여 소련에 망명하여 지금은 소련에 살고 있는
북한현대사의 주요부분을 직접 체험한 거의 유일한 생존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회견내용중에서 우리에게 깊은 감회를 주는 대목은 그 자신을
지금까지도 순수한 공산주의자로 자처하는 그가 북한공산사회를 김일성부자의
사병집단화한 공산당이 지배하는 비인간적인 병영으로 규정하여 주체사상을
전체주의 독재와 개인숭배를 합리화한 최면술 같은 것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가한 점이다.
지금까지도 북에 관한 많은 증언들이 김일성주의라는 주체사상의 허구성과
병영화된 북한사회의 비인간화를 지적해 온바 있지만 이상조씨의 회견내용은
그러한 증언들이 조금도 거짓이 아닌 북한사회의 현실고발이었음을 확실히
말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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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일성의 항일투쟁과 북한해방 사실의 왜곡에 언급한 이상조씨의
증언은 북한의 김일성에게는 매우 아픈 곳을 찌르는 난처한 것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일제와 10여만회나 전투했다고 북한은 선전하고 있는데 김일성군대라는
것이 20명에서 180명, 해방후 북한에 귀국했을때 가족 여자들까지 합쳐도
20명이 못된 인원이었으니 완전 허구일뿐 아니라 소련의 힘으로 이루어진
북한해방도 김일성이가 했다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한 이씨의 비난은
왜곡된 김일성의 사실을 그대로 믿고 있는 북한사람들이 알게될때는 충격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이씨가 서울시내 백화점을 돌아보고 피력한 그의 느낌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자본주의체제가 획일적이고 폐쇄적인 공산주의체제보다 월등하게 인간의
자유와 복지에 기여하는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우리에게는 받아들여진다.
다양하고 많은 우수한 한국상품이 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한국의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했음을 경탄하면서 그는 이같은 상품들이 소련백화점에
진출, 나열될 경우 1주일이내에 완전 매진되리라고 말한 사실은 그 반면에
선진공산사회라는 소련에서의 소비생활의 빈곤, 경제정책의 실패를
연상시키는 것으로도 생각된다.
이상조씨는 북한이 공산주의라고 할수도 없는 김일성주의라는 주체사상으로
지배된 김일성부자의 독재전체주의사회라고 했으나 지금 공산주의사회라는
베트남 동독의 현상은 어떤 것인다.
바로 이것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공산주의의 몰락이며 자본주의체제의
승리라고까지 말할 지경이 되고 있다.
그런데 불가사의한 것은 이 몰락화과정에 있다는 공산주의를 또 이상조씨가
공산주의도 아니라고 한 김일성주의인 주체사상을 우리사회의 일각, 우리
학원의 일각에서 동경하고 이를 추종하려는 자들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의 현실이나 공산주의사회의 실상이 이처럼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비난되고 있는데도 이를 외면한것 같은 일부학생/인사들의 행동은 일대
시대착오나 지적태만에 빠져 있다고 밖에 볼수 없는 것이다.
이상조씨 증언은 더욱더 이러한 우리의 느낌을 강하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