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은행여신의 10%차지...당국, 대기업만 감싸고 돌아 **
5대 재벌이 전체 은행여신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등 대기업에 의한
금융과점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대기업여신에 대한 편법적인
규제완화조치를 일삼고 있어 현행 여신관리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30대 계열기업군에 대한 여신한도관리실적및
제도보완"에 따르면 앞으로 여신관리대상 30대 계열기업군이 발행하는
주택상환사채와 전환사채는 여신관리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대기업 여신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이와 함께 지난 4월20일의 대기업 여신규제 강화조치 이전 각 은행이 이미
대출 약정한 시설자금 1,708억원과 무역어음발행액도 계열별 여신관리대상
에서 제외시키는 등 대기업 여신규제 강화 이후 4개월도 채 못돼 규제완화
조치가 잇따르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 주택사채/전환사채 지급보증 관리대상 제외 ***
은행감독원은 정부의 주택정책을 지원하고 기업체의 원활한 직접금융조달을
유도하기 위해 일산및 분당 신도시건설계획 참여업체가 발행할 주택상환
사채와 기업의 전환사채에 대한 금융기관 지급보증을 30대 계열기업군의
여신바스킷(점유비율)관리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무역어음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무역어음 인수/할인을 계열별 여신관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감독원은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삼성, 현대, 대우, 럭키금성, 한진등
5대계열그룹의 은행대출액은 총 5조9,203억원으로 전체 은행대출 72조1,154
억원의 8.21%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급보증액까지 합한 여신은 8조
3,094억원으로 전체 은행여신 85조8,730억원의 9.68%에 이르고 있다고
발표했다.
*** 5대재벌그룹 대출, 여신잔액은 소폭 낮아져 ***
이들 5대 재벌그룹의 이같은 대출및 여신 잔액은 지난해 12월말의 6조
2,240억원과 8조8,996억원에 비해 각각 3,037억원과 5,902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이에 따라 전체 은행대출및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2월말의 9.46%와 11.13%보다 각각 1.25% 포인트와 1.45% 포인트 낮아졌다.
또 지난 6월말 현재 5대 재벌을 포함한 여신관리대상 30대 계열기업군의
은행대출및 여신 규모는 각각 11조9,047억원과 17조9,959억원으로 전체
은행대출및 여신의 16.51%와 20.96%를 차지, 점유비율이 지난해 12월말의
18.31%와 23.25%에 비해 각각 1.8%포인트와 2.29%포인트 떨어졌다.
*** 제2금융권, 비계열사로부터 초단기자금 융통강요...은행들 ***
은행감독원은 이에 대해 <>여신규제 강화로 대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직접금융 시장에서 조달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고 <>은행의 전체 대출및
여신 규모가 작년 12월말보다 각각 6조3,210억원과 5조9,204억원이나
늘어난데다 <>올해부터 계열별 여신관리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각 은행이 은행감독원의 실적평가시점에
맞추어 타은행발행 수표 또는 어음을 돌리거나 여신관리대상 기업들로
하여금 제2금융권이나 비계열 대기업으로 부터 초단기자금을 융통하도록
강요, 일시적으로 여신관리목표를 달성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같은 여신관리실적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정부, 일부 재벌에 구제금융도 ***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6월말에 임박하여 이같은 편법에 의해
각 은행이 적게는 4-5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을 채워 넣는
것으로 들었다"고 털어 놓고 "이 때문에 당시 대기업 부도설이 나돌았으며
정부에서도 일부 재벌에 대한 구제금융을 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