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국은행총재가 금융결제관리원 전무로 방출된 조경호 전이사의
후임으로 오경희조사2부장을 발탁한데 대해 주변에서는 "진작 됐어야 할
사람이 늦어진 것"이라는 당연론과 "외부압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사시론으로 엇갈리는 듯한 분위기.
당연론 파에서는 오신임이사가 지난 57년에 입행한 최고참 부장으로
한은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중의 하나인 주사부통이며 지난 연초에도
이사승진 물망에 올라 강력한 후보에 거론됐으나 막판에 아깝게 탈락한
점을 들어 그의 발탁을 환영.
이들은 특히 오이사가 "한은맨"답지 않게 평소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데다
반짝이는 재치까지 곁들여 행내에 적이 별로 없다고 지적, 그동안 별
볼일없던(?) 한은이사회에 활기를 불어 넣는 활력소 구실을 톡톡히 할것으로
기대.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오이사가 이른바 정통 TK출신으로 이번 인사에
앞서 한은내외의 TK출신들이 총동원돼 오이사 승진운동을 벌였다는 근거를
알수 없는 소문이 나돈점을 상기시키고 "김총재가 이같은 압력에 밀려
내키지 않는 인사를 했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노력에 찬 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시쿵둥한 반응을 보여 대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