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의 과제"...자본자유화 대비 기능/역량 강화 ***
*** 안정분위기 조성 장기투자 유도 ***
증권시장이 화려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증시는 최근 3년여에 걸쳐 급격한 양적성장과 질적개선을 이룩했다.
최근 1년동안에 일어나고 있는 증시의 변화는 과거 10년간의 그것보다도
더 빨리 진행된 셈이다.
증시는 지난87년 종합주가지수 500대를 깨뜨린 여세를 몰아 지난 3월말
1,000고지를 돌파, 본격적인 고주가시대를 열었다.
3년전까지만 해도 1만명을 밑돌았던 주식투자인구는 현재 700만명
(주주수 기준)으로 1,000만명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 증시 성숙단계에 접어들어...자본시장개방 변수요인 ***
한마디로 전국민의 주주화라는 대장정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은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과
신선한 충격을 맛보고 있다.
증시의 이러한 대약진은 경제력을 비롯한 여러가지 여건이 갖춰진데서
비롯된 것이다.
85년11월 정부의 해외증권 발행지침 발표를 계기로 증시는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하면서 증시의 양상도 급등과 급락이 교차되던 과거와는 다른
성숙된 일면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증시가 완전한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국내경제의 변화요인 이외에도 자본자유화라는 크나큰 과제가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개방은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되지만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 미/일에 비해 크게 뒤져 ***
우리증시가 최근 3년여동안에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고는 하나 아직
미국 일본등 주요국가들과 겨룰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말 현재 상장주식의 싯가총액규모는 약 946억달러인데 비해 미국은
2조4,570억달러, 일본은 3조7,672억달러 등으로 우리나라의 26-40배정도에
이르고 있다.
주식인구는 700만명으로 미국의 4,700만명, 일본의 2,094만명에 크게
뒤지는 수준이다.
상장회사수도 우리나라는 502개사인데 비해 일본은 1,683개사, 미국은
1,681개사나 된다.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문제다.
*** 시세차익 노린 단기투자 성행...투기시장이라는 그릇된 인식 ***
그동안 우리증시가 침체->부양->과열->규제->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속
에서 증권정책과 상장기업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에따라 주식시장은 건전한 투자시장이기보다는 투기시장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속에서는 배당이나 유/무상증자를 겨냥한 장기투자보다는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투자가 성행할수 밖에 없다.
지난 한햇동안 상장주식의 회전율이 평균 154%로 미/일등의 55-154%수준을
크게 웃돈 것도 단기투자성향을 입증해주는 단적인 예라 할수 있겠다.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한 불신감을 갖게 된데는 상장기업쪽에도 큰 책임이
있다.
상장기업들은 증시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끌어쓰는 대신 소액투자자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기업내용의 공시
마저도 등한시하는 경향이 많다.
제때해야할 기업공시를 뒤로 미루거나 한번 공시한 내용을 또다시 뒤집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 기업내용 공시 등한시하는 경향...재무제표 못믿어 ***
분식결산으로 재무제표상의 숫자를 믿고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보편화돼 있다.
감가상각방법의 변경이나 특별상각비계상여부에 의해 이익을 낸 기업이
하루아침에 적자를 내거나 적자기업이 흑자로 둔갑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상장기업이 고무줄처럼 순익을 자유자재로 늘렸다 줄였다 하는 한
투자자들은 정식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 내부자거래등 불법행위 성행 ***
특히 증시규모가 팽창하는 과정에서 상장기업 대주주등 특수관계인에
의한 내부자거래가 증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광덕물산 신성무역의 주요주주들의 내부자거래사실이 적발된데
이어 지난달에는 코오롱유화 임원에 의한 내무자거래가 적발됐다.
증권계는 이러한 예를 영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다.
내부자거래는 일반에게 공표되지 않은 유/무상증자등 내부정보를 이용,
주식을 매매하는 것으로 주식시장의 기본질서를 흔들어 놓는 불법행위다.
*** 증권사, 기관투자가 자본자유화대비 기능/역량강화 ***
증권거래법에는 내부자거래에 대한 금지규정을 두고 있으나 증권감독원
에는 수사권이 없는 까닭에 이를 색출해 내기가 무척 힘들어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자본시장의 국제화에 앞서 증권회사등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증대도 중요시
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자본자유화시대의 첨병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시장조정기능보다는 이익을 내는데 급급,
주가가 오를때 사고 떨어질때 매각함으로써 증시움직임을 불안하게 한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특히 증권회사들은 고객들에게 뇌동매매를 조장케 할 뿐아니라 상품주식을
대량으로 매매, 증시에서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 전문인력양성, 새로운 투자기법개발...당국,장기적인 시책펴야 ***
증권회사들은 이제 대형화와 함께 유능한 전문인력양성, 새로운 투자
기법의 개발등 체질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자율화시대에는 책임도 강조돼야 한다.
주가가 떨어진다고 시위를 하는 잘못된 풍토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투자의 결과에 대해 자기자신이 책임을 지고 시장분위기보다는 기업내재
가치에 바탕을 둔 투자자세가 정립돼야만 한다.
정책당국자들 역시 단기적인 증시정책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수급관계를 고려, 시책을 펴야 할 것이다.
종래와 같은 규제와 부양의 극단적이고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증시자체의
시장기능이 원활히 발휘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관제주가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도 시장기능의 확충은 시급하다.
다만 시장기능확대로 우려되는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주식불공정배분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규제가 뒤따라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