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백담사에 은둔중인 전두환 전대통령 이순씨 부부는 지난 19일 하
오5시 강원도불교청년회 간부 20여명과 함께 저녁예불을 올리고 대화를 가졌
다.
백담사칩거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모임의 자리를 가진 전씨내외는 예불이
끝난뒤 이들과 다과를 나누며 30여분동안 불교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전씨부부는 이 자리에서 "이곳에 은둔한후 불교신행단체와 예불을 올린 것
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재임중에 10.27법난이 일어난데 대해 참으로 죄송하
게 생각하며 이 기회에 불교도에게 참회한다"면서 모든책임이 자신에게 있다
고 밝혔다.
이날 예불에 전씨는 승복차림으로 나왔으며 이순자씨는 천수경과 반야심경
을 함께 독송했다.
전씨는 청년회원들과의 대화에서 "이제야 천수경을 따라 암송하게 되었다"
면서 "천수경가운데 십악참회를 우리부부가 소리높여 독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십악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지을수 있는 죄업을 말하는 것"
이라며 "살생하지말라. 도적질하지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남을 속이지 말라.
한입으로 두말하지 말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내자신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
을 되돌아 보게된다"고 최근의 심정을 토로했다.
전씨는 한 청년회원이 재임중에 불교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한 것을 후
회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만약 불교를 도와주었더라면 그것도 5공비리
가 되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26일이면 영가천도 100일기도를 시작한지 49일이 된다면서 기도동기에
대해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하고 건국이후 희생된 호국영령과 특히 80년
대 무고하게 희생된 유주무주 고혼들을 천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
했다.
전씨와 자리를 함께 했던 김정휴스님(구룡사 주지)은 "부부의 모습은 약간
수척했으나 얼굴색은 오히려 맑아 보였다"고 전하고 그들은 몇년을 수도한
사람처럼 절생활에 익숙해서 초연한 자세였으며 이씨는 사경에 열중하고 있
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