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3~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조선·해양 박람회인 ‘포시도니아 2024’에 나란히 참석했다.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수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부회장이 법적 공방 이후 해외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했다.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 노르시핑, 독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관에 개별 부스를 마련해 친환경 선박 모형과 핵심 기술을 전시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특수선 사업으로 갈등을 빚은 뒤, 두 사람은 지난달 27일 방한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티타임 행사에서 만났다. 업계 관계자는 “UAE 대통령이 주인공인 행사여서 따로 얘기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행사가 사실상 첫 만남인 셈”이라고 말했다.이번 행사에서 두 회사는 암모니아 선박 관련 기술을 각각 공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선보였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암모니아 누출 위험을 막고, 독성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로 추진하는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을 전시했다. 추진 축에 모터를 연걸해 발전함으로써 연료를 절감하는 ‘축발전기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개원한 제22대 국회를 향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 경쟁촉진법(가칭)’ 제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30일 ‘제22대 국회 입법정책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공정위가 추진중인 플랫폼법에 대해 “사전지정을 바탕으로 집행의 신속성에 방점을 둔 플랫폼법 제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도 입법조사처 보고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플랫폼법의 핵심은 시장 지배력을 지닌 일정 기준 이상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해 자사 우대, 끼워 팔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을 금지하는 것이다. 공정위에서 불법행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위법이 아니라는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한다. 공정위는 사전지정과 입증 책임 전환을 통해 관련 사건 처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현행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력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의 남용행위를 규율하기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며 “시장지배력 남용 규정을 적용한 위반사례도 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가운데,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현대미술 기획전'에서다. 아프리카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 작가 8명의 작품 30여점이 걸렸다.'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탄자니아 화가 에드워드 팅가팅가(1932~1972)가 대표 작가 중 한명이다. 미술도구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았던 그는 공업용 나무 합판과 도자기 조각, 자전거 페인트를 재활용한 그림을 그렸다. 아프리카 자연을 유머러스하고 초현실적으로 묘사한 '팅가팅가' 화풍을 창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팅가팅가는 정사각형 캔버스를 빼곡히 채운 동물 이미지로 명성을 떨쳤다. 코끼리와 기린, 코뿔소 등 아프리카 동물을 의인화한 '해피(Happy)'가 단적인 예다. 강렬한 원색으로 각 대상의 역동적인 몸짓을 묘사했다. 그의 작품은 훗날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 미국 현대미술이 대표작가 키스 해링한테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반세기에 걸친 팅가팅가 화풍의 발전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부시 미키다디(1957~)의 'Covid Pandemic'(2023)은 팬데믹 기간 아프리카인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분홍과 남색의 색상 대비는 전형적인 팅가팅가 스타일을 계승한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극명하다. 동물이 아닌 세균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마스크를 낀 군인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공동체'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에서 유난히 많은 인물이 눈에 띄는 이유다. 내전, 이산가족 등 식민지 지배로 얼룩진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예술가들의 염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