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처음 선을 보인 1년6개월 만기의 통화안정증권 매출실적이 극
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만기가 1년6개월(546일)인 통화안정증권은 지난달
20일부터 발행되기 시작했으나 지난달말까지 불과 497억원이 팔리는데 그쳤
고 이달들어서는 판매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같은 실적은 이 기간중 매각된 통화조절용 채권 1조1,424억원어치의 4.4%
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1년6개월짜리 통안증권의 매출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최근 통화당국이
은행대출금 회수및 통화채권 발행규모 대폭확대등 초긴축정책을 취함에 따라
통화채권을 인수할 금융기관의 자금여력이 고갈된 상태인데다 이들 금융기관
이 당분간은 금리의 급격한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 단기채
권을 선호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함께 발행금리가 1년만기 통안증권보다 겨우 0.2%포인트 높은 연13.02%
에 지나지 않는 것도 매출부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통화채권의 만기가 어느 특정기간에 집중적으로 몰려 통화관리에
어려움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만기가 1년6개월인 통안증권을 새
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한편 통화당국은 앞으로 재정증권및 외국환평형기금등 통안증권과 성격이
같으나 발행주체가 정부인 통화채권을 만기가 2-3년인 중장기채권으로 발행,
통화관리의 신축성을 증대시킬 계획이나 경제기획원이 이자지급액증가에 따
른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어 시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