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국내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무역금융제도가
당분간 현행대로 지속된다.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올들어 통화가 급팽창함에 따라 수출업체에
대한 무역금융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완전히 폐지하려
던 당초의 방침을 변경, 앞으로 수출경기가 되살아나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확
대되고 이로 인한 해외부문의 통화산초가 심화되지 않는 한 무역금융을 당분
간 현행대로 계속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지속적인 원화절상과 임금인상등의 영향으로 국내수
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하락, 올들어 수출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어 무역금융을 축소 또는 폐지할 경우 그동안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해
온 수출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
다.
수출은 작년까지만 해도 호조를 보여왔으나 지난1월에는 무역흑자규모가 극
심한 노사분규로 인해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87년 8월을 제외하고는 최근 수
년래 최저수준은 500만달러로 급격히 감소한데다 2월중에도 월말의 밀어내기
식 수출에 힘입어 간신히 적자를 모면하고 1억500만달러의 흑자를 내는등 부
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당초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지난 수년간 크게 향상됐고 해외부문
의 통화증발압력이 계속 가중되고 있어 수출금융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아래 이달중 중소기업에 대한 무역금융은 융자단가를 달러당 450원에서
300원으로 인하, 지원규모를 줄이고 비계열대기업에 대한 지원(달러당 200원)
은 폐지한후 올 하반기에는 중소기업지원도 완전 철폐할 방침이었다.
무역금융은 수출업체가 수출신용장(L/C)을 거래은행에 제시하고 융자를 받
는 것으로 거래은행은 이같은 무역금융지원액의 50%(비계열 대기업에 대한
융자는 30%)를 한은에서 자동 지원받도록 돼 있는데 지난2월말 현재 무역금융
잔고는 1조3,000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