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활황이 이어진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게 12월말결산 상장사
들의 영업실적을 통해 입증됐다.
계속적인 원화절상과 노사분규등 어려움속에서도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괄
목할만한 영업실적을 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66개 12월말 상장기업중 결산이 끝난 232개회사의 지난 88년도 영업실적
을 종합해 보면 매출액은 66조875억원, 당기순익은 1조5,2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7년말 대비 매출액은 15.7%, 당기순익은 66.6%가 늘어난 셈이다.
금융업종을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87년말보다 15.4%가 증가한 61조5,800억
원, 당기순익은 57.3%가 늘어난 1조3,086억원에 달하고 있다.
12월말법인들이 이처럼 짭짤한 재미를 볼수 있었던 것은 동구권과의 교역
등 수출다변화와 올림픽 선거등에 따른 내수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시활황에 따른 싯가 유상증자활성화로 단기부채의 상환이 활발, 금
융비용부담이 줄어든 것도 수지개선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형신장률을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업종이 21.6%로 가장 높고 다음이 기
계조립업종 21.4%, 기타제조 20.1%, 1차금속 19.2%, 나무제지 18.2%등의 순
이었다.
또 비금속광물업종은 16.9%, 섬유 15.5%, 음식료품 13.2%, 운수장비 12.5%
등의 매출액신장률을 나타냈다.
지난 87년 1.5%의 신장률을 보였던 도소매업종은 11.1%, 3.6%에 그쳤던 건
설업도 6.2%로 호전됐다.
그러나 광업은 9.3%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순익증가율면에서는 운수창고업종과 고무업종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것
을 비롯 은행 61.3%, 비금속광물 60.8%, 나무제지 48%, 음식료 40%등의 순이
었다.
또 1차금속 39.1%, 도소매 38.7%, 기계조립금속 37.1%, 전기전자 34.7%,유
화 25.1%등으로 순익증가폭이 큰편.
그러나 원화절상의 충격으로 섬유업종의 당기순익은 87년보다 10.2%나 줄
어들었다.
지난해 포철등의 공개로 상장사들의 매출액순위는 변화가 많았다.
영업실적이 밝혀진 회사중에는 현대종합상사가 매출액 5조6,21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랭킹1위 삼성물산등의 실적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매출액순위는
아직 불확실하다.
제조업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엔 1.포항제철 3조7,011억원 2.현대자동차 3
조4,111억원 3.삼성전자 3조282억원 4.금성사 2조8,225억원등의 순.
순익면에서의 판도변화는 특히 심했다.
포철이 1,344억원으로 지난해 1위였던 현대자동차를 제쳤고 지난해 3위였
던 삼성전자가 삼성반도체와의 합병등으로 1,018억의 이익을 내 2위로 올라
섰다.
그러면 주요 업종별로 나누어 각회사들의 영업실적을 알아보자.
음식료품업종의 경우 매출액증가율면에서는 호남식품 34.6%, 두산식품
32.2%, 펭귄 30%등의 순.
서울식품은 23.7%가 줄어들었다.
순익증가율은 호남식품 두산식품 롯데칠성 두산곡산 백화양조 롯데삼강등
이 30%이상으로 높았다.
섬유업종은 원화절상이 악재로 작용, 87년보다 순익이 줄어든 곳이 많았
다.
중앙염색 대한화섬 동일심지 삼풍 경방 코오롱 금강피혁등은 모두 순익이
감소했다.
제약업종에서는 유한양행 삼일제약 한미약품등 3개사가 50%이상의 순익증
가율을 기록했다.
철강을 중심으로한 1차금속업종은 수출및 내수증가에 힘입어 영업실적이
매우 좋았다.
삼아알미늄이 365%, 동양철관 266.8%, 남선경금속 154%, 부산파이프 130.4
%, 조일알미늄 99.8%, 포철 91%, 인천제철 89.6%등 높은 순익증가율을 나타
냈다.
전기전자업종은 회사간에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국제전선이 222%, 삼성전자 194%, 금성전기 101%, 삼성전관 99%등의 높은
순익증가율을 보인 반면 맥슨전자 금성사 나우정밀등은 순익규모가 감소, 대
조를 이뤘다.
자동차업종에서는 쌍용자동차가 626%, 기아산업이 14%의 순익증가율을 보
였으나 현대자동차는 28.9%의 순익감소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기계는 222.8%의 높은 순익증가율을 보이는등 부품
업체가 대체로 완성차메이커보다 수익성이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종은 해외건설시장의 다변화, 업종전환, 중동전종전등으로 점차 경
영실적이 호전되는 추세에 있다.
동양고속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럭키개발 242%, 경향건설 124%, 남광토건 80.7%, 동아건설 37.2%등의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12월말 결산법인들의 영업실적은 이처럼 좋아졌으나 배당률은 그다지 높
지 않았다.
그동안의 주가상승률과 대폭적인 싯가유상증자를 실시한 사실을 감안할 경
우 배당률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낮아진 셈.
이는 주식투자의 한 유인이 돼온 배당의 의미가 크게 후퇴된 것으로 단기
매매차익을 겨냥한 투기적 단기투자만을 조장할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액면기준의 명목배당률이 지난 87년 평균 10.2% 수준에서 88년에는 11%로
약간 높아진데 그쳤다.
주식배당도 별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경방 동일방직 25%의 가장 높은 배당을 실시했다.
12월말 결산상장법인들의 결산실적노출을 계기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재편
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등 투자패턴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는 제조업주와 금융 건설 무역업종간의 세력다툼이 치
열해지면서 순환매양상이 강해질 것으로 점치는 사람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