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는 이를 즉시 해제 결의하면서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결정으로 정국의 앞날은 안갯속에 빠져들었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 정서와의 괴리가 극심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확인한 사건이 됐습니다.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행보는 '상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정 운영 동력을 일거에 상실한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예상할 수 있는 대로 즉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탄핵안은 즉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습니다.유일한 '변수'는 여당인 국민의힘의 행보입니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국민의힘이 야권의 탄핵 요구에 동참할지 △윤 대통령에게는 무엇을 요구할지 등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국민의힘은 우선 윤 대통령의 계엄 결정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통령은 민주당의 폭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의 이 사태에 대한 인식은 저의 인식과 국민의 인식과 큰 차이가 있어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했습니다.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포함된 시도지사협의회는 "국민과 정치권, 국제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고, 개별적으로 의견을 표현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계엄 선포에 동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에 대해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자적했다.진우스님은 5일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문'에서 "이번 계엄령 선포는 적법성 논란을 초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철저한 법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며 "우리 국민 모두는 큰 충격과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규정했다.진우스님은 비상계엄에 대한 법률적 판단 과정이 "세밀하고 차분해야 하며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한다"며 "더 이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는 냉정한 이성으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현명한 투자자는 안개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다. 쉬운 일은 아니다. 주변 고수한테 조언을 구해 진입해도 막상 '뒷북'을 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손실을 인정하면서 깔끔히 손을 털고 나오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도박 수를 두거나. 양쪽 모두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닐 것이다. 신간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은 남들보다 앞서 미래를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답은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이재준 저자의 주장이다.세계는 예측 불가능한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를 또다시 맞이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남아시아 지역 분쟁은 글로벌 공급망을 수년째 흔들고 있다. 인도·대만에 맞서 해상 패권을 겨루고 있는 중국은 또 어떤가. 양극단에 내몰린 국내 정치 지형과 대북 관계도 한국이 짊어진 오랜 숙제다.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업 실적과 직결된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에 골머리를 앓는 엔비디아가 한 가지 사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22년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반도체 칩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 수출길이 막힌 엔비디아의 주가는 같은 해 10월 10일 하루에만 3.36% 떨어졌다. 이후 중국 수출을 위한 저사양 AI 칩을 따로 개발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마저 통제하자 하루 만에 주가가 또다시 4.7% 떨어졌다.저자는 두 단계 방식을 제안한다. 정치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이를 위해선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리더의 생각을 읽어내야 한다. 그다음에야 정치적 사건이 기업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