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 대만은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고있는 국가들과도 외교관계를 수
립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중이라고 13일 밝힘으로써 종래의 외교정책에
신축성을 보일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대만외교부의 진유구대변인은 이날 밤 국영TV를 통해 현재 중국과 단독
으로 외교관계를 맺고있는 국가가 대만과의 외교관계수립이나 재개를 원한
다면 대만측은 "국가이익"의 토대위에서 이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대만 단독수교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중국과
상호 무역사무소 교환설치협정을 맺은지 하루만에, 또 대만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심창환 총통부비서실장(75)이 지난달 대소무역
사절단 파견에 항의, 사임한지 약 한달만에 나온 것이다.
사우디는 중국과의 무역사무소 개설이 순수하게 경제적인 목적을 가졌을
뿐 대만과의 전통적인 관계에는 변함이 없음을 대만측에 재확인해왔다고
진대변인응 강조했으나 정치관측통들은 사우디의 이 조치가 중국과의 전면
수교를 위한 전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관측통들은 진대변인의 이언급이 지난 40년간 중국과의 동시수교를 거부
해온 대만의 외교정책폐기를 시사하는 것이라며 예상못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익명을 요구한 외교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같은 변화가 "대만이 보
다 유연한 외교정책을 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정통한 외교부소식통은 대만이 앞으로 실용주의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우호적인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비수교국에 두고있는 무역사
무소들을 준외교적 지위로 격상시키는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9년 미국의 승인을 상실한 대만은 현재 22개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갖고 있으나 한국 및 사우디 남아공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남미나 남태평양
의 소국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