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홍보 연극 '활화산', 50년 만에 돌아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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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 '활화산' 라운드 인터뷰

사실주의 희곡 거장 차범석
탄생 100주년 맞아 50년 만에 무대

윤한솔 연출 "집단광기 보는 현대 관객 시각 궁금해"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6월17일까지
“‘활화산’은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기 위해 쓰인 정치 선전극입니다. 50년이 지난 현대의 관객에게도 ‘이념 팔이’가 통할지 궁금했습니다.”

연극 ‘활화산’의 윤한솔 연출은 27일 서울 명동 국립극단 예술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활화산’이 지난 24일 50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1974년 발표한 이 희곡은 올해 차범석 탄생 100주년 맞아 국립극단이 선보였다.

차범석은 사실주의 희곡 거장으로 불리는 극작가다. 1955년 등단한 뒤 2006년 사망할 때까지 64편의 희곡을 발표했다. 시대변화와 전쟁으로 인한 가정 파괴와 세대 갈등을 그린 그의 작품은 사회 현실에 대한 풍자와 비판의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활화산’은 1960년대 경상북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가족은 껍데기만 남은 종갓집 가문이다. 관혼상제 등 허례허식으로 빚은 쌓여가고, 선거에 나선 아들 상석이 당선에 실패하면서 가문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당시 경제 개발 계획으로 격변하는 농촌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구습을 비판하는 연극이다. 새마을운동을 홍보하기 위한 선전극이라는 오명을 입은 작품이기도 하다.차범석 탄생 100주년 공연을 위해 윤한솔 연출가가 직접 고른 작품이다. 윤한솔은 사회적 메시지를 상상력을 더해 전하는 연출력을 인정받아 2013년 서울연극제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 2016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받은 연출가다.

정치적 선전이라는 비판을 받는 작품을 선택하며 부담을 느끼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윤 연출은 "논란과 별개로 작품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때 재밌고 흥미로운 희곡이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70년대 집단광기 묘사가 현대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윤 연출은 극 중 격정적인 연설 장면을 연출하면서 히틀러의 연설 영상도 참고했다."누군가가 ‘사회는 이렇다’라고 말하면 ‘나도 그 일부일까?’하는 의심이 들죠. 사람들이 집단 광기에 빠져드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에 대한 질문이 꼬리를 물었으면 합니다."
배우 구도균이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남편 ‘상석’ 역할을, 배우 강민지가 아내 ‘정숙’을 연기한다. 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구도균은 "어릴 적 어른들은 항상 소리를 지르며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어르신들의 말투를 따라해 시대상이 잘 담도록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수어 통역, 한글 자막, 음성 지원 등을 지원하는 '접근성 회차'도 6월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열린다.
공연은 6월17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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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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