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의 전두광' 황정민, 이번엔 왕을 죽인 '맥베스'로 연극 무대

셰익스피어 비극 '맥베스'
국립극장에서 두가지 버전 공연

6월에는 수어와 판소리로 표현하는 '맥베스'
7월에는 황정민, 송일국 출연 대극장 버전
올여름 국립극장에서 두가지 버전의 '맥베스'가 연달아 공연한다. 6월에는 수어와 판소리로 노래하는 '맥베스'가 관객을 만난다. 7월에 막을 올리는 대극장 버전은 황정민, 송일국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자신이 국왕이 된다는 예언을 듣고 왕을 살해하면서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비극이다. 타락하고 몰락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경고하는 작품이다.◇수어와 판소리로 노래하는 파격 '맥베스'
다음 달 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맥베스'는 과감한 각색이 돋보인다.

배경은 고대 스코틀랜드에서 현대 대한민국으로 옮겨왔다. 등장인물들은 대대로 정육점을 운영하는 집안으로 바꿨다. 한국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현대인의 잔혹함을 그리는 작품이다. 백색 타일로 뒤덮은 무대에 철제 테이블과 벤치를 놓아 차갑고 잔혹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꾸몄다.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에도 변주를 줬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수어와 판소리로 전한다. 원작 속 주요 독백을 16개의 장면으로 나눴다. 농인 배우들이 수어로 연기하면 소리꾼들이 음악과 해설을 더하는 방식이다.

무대에는 6명의 농인 배우와 4명의 소리꾼이 오른다. 원작 속 남성 역할을 모두 여성 배우가 연기한다. 유일한 남성 농인 배우인 우지양은 무당역을 맡아 드랙퀸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공연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6월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황정민, 송일국, 김소진…스타들이 연기하는 대극장 '맥베스'
7월에는 6월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맥베스가 막을 올린다. 이번에는 화려한 출연진과 무대를 장착한 대극장 작품이다.

7월13일부터 공연하는 '맥베스'에는 김소진, 황정민, 송영창, 송일국, 남윤호 등 스타 배우들이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황정민은 학전의 ‘지하철 1호선’에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하면서도 ‘오이디푸스’ ‘리처드 3세’ 등 꾸준히 고전 연극 무대에 올랐다. 영화 '서울의 밤'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전두광', 드라마 '수리남'에서는 마약 거래상 '전요한' 등 탐욕스러운 캐릭터 연기를 선보인 황정민이 이번에는 욕망으로 몰락하는 맥베스 역을 맡는다.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는다. 양정웅은 한국적 정서를 더한 '한여름 밤의 꿈'으로 전 세계 극단이 참여하는 셰익스피어 전문 페스티벌 '그단스크 셰익스피어 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연출가다.

대극장 스케일에 걸맞은 무대도 기대할 만하다.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무대예술상을 받은 여신동 무대미술가의 화려한 무대가 해오름극장을 채울 예정이다.
황정민 주연의 '맥베스'는 8월19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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