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 아깝지 않아요"…견주들 사이 '이것' 대유행이라는데 [이슈+]

"학원까지 등록"…반려동물 간식도 '홈메이드' 시대
반려동물 맞춤형 간식 직접 만드는 문화 확산
SNS 통해 레시피 공유…"돼지껍질로 개껌 만들어"
실습에 관련 자격증 준비하는 '펫푸드 학원'도 성황
/사진=멍멍잇츠 인스타그램 계정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위해 수제 간식을 만드는 학원에 등록했다. 반려견의 건강이 좋지 않다 보니 시중에 나온 간식 제품을 먹이기가 불안해서다. 한 달 수강료는 재료비를 포함해 30만원이었지만 만족도는 높았다. 첫 수업 때 만든 마블 파운드케이크는 계란, 꿀 쌀가루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다행히 반려견도 거부감없이 잘 먹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12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위해 직접 간식을 만드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 상태에 맞춰 재료를 선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이들은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를 통해 서로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강아지 간식 만들기'로 작성된 글은 3만여개에 달한다. 여자친구와 함께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20대 사모 씨는 "처음엔 강아지용 요리를 한다는 게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시중 제품이 비싸기도 하고, 반려견 건강도 생각해 한 두 번 시도했는데 재미가 붙었다. 지금은 SNS를 통해 다양한 레시피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제 간식은 시중 제품보다 번거롭지만,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반려동물에게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수제 간식으로 꼽히는 '돼지껍데기 개껌'만 보더라도 돼지껍데기를 삶아 일일이 지방층을 제거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글리세린 등 화학성분이 들어가는 기존 개껌보다 반려견 건강에 더 이롭다. 제작 과정을 자신의 SNS에 올린 한 견주는 "과거 너무 딱딱한 개껌을 씹다가 반려견의 이가 부러졌다"며 수제 간식을 만드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닭가슴살과 각종 야채를 넣은 반려동물용 김밥은 물론 두부를 활용한 쿠키 등 다양한 레시피가 반려견 보호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사씨는 "사실 재료는 사람이 먹는 음식 재료와 큰 차이가 없어서 준비 과정이 번거롭진 않다"며 "특이한 레시피가 많지만, 공통적으로 간을 거의 하지 않고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한다"고 말했다.
사씨가 키우는 반려견. / 사진=독자 제공
수제 간식 인기에 따라 '펫 푸드 학원'에도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다양한 반려동물용 간식 요리법을 직접 배우고 실습해볼 수 있어서다. 또 반려동물수제간식전문가, 반려동물베이커리전문가 등 전문 자격증을 따려고 학원을 찾는 이들도 부쩍 늘고 있다. 수강료는 주 2회씩 6주 기준으로 취미반의 경우 20~30만원 선에서 자격증반은 100만원이 넘어가기도 한다.

서울 지역에서 2021년부터 펫 푸드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요리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어떤 재료를 먹이면 안 되는지에 대한 교육도 같이 진행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며 "최근엔 음수량을 늘려주는 반려동물용 음료수와 베이커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펫 푸드 수요가 늘고 있다 보니 아예 관련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학원에 등록하는 수강생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낸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약 552만 가구(1262만명)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총 양육비는 15만4000원으로, 반려동물의 건강관리(55%), 식사 및 거주환경(38.8%) 분야순으로 펫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