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미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달려있다

기고 / 정운성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
제조는 지을 제(製)와 지을 조(造)의 결합이다. ‘짓다’란 단어는 일상의 모든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옷을 짓다, 밥을 짓다, 집을 짓다처럼 의식주를 형상화하는 말과 연결됐다. 창작행위인 글이나 정성이 필요한 약을 지을 때도 쓰인다. 제조업은 원재료를 가지고 기계와 인력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룩해온 나라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짓고 만들어 다른 나라에 수출해왔다. 전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5%로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했다.전 세계 경제가 -3.3%를 기록했지만 우리는 제조업이 경제 버팀목 역할을 감당하며 -1.0%로 성장 둔화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며 대한민국 제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변하는 공급망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제정세의 변수 속에서 제조업의 성장률은 갈수록 둔화하고, 수익률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DX)이 해답으로 제안되고 있다. DX는 기업 활동의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조직 운영과 문제 해결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정보를 데이터 기반으로 구조화해 작업을 자동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접목해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것이다.DX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은 물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를 읽어내야 하는 제조업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다. 이미 모빌리티, 의료, 건축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DX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상공간에 구현한 모의시험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검증하고 경험하는 버추얼 트윈 기반 DX는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이미 제조과정의 대부분이 이런 과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제조업의 DX는 단순한 데이터 취합이나 툴 사용에 그치지 않고 제조방식 자체를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버추얼 트윈 플랫폼을 통해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제품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전통 제조업은 버추얼 트윈과 같은 최첨단 기술과 결합했을 때 빛을 발하게 된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인프라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디지털 제조 방식은 혁신적인 상상을 곧 실제 생산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DX는 개인화된 수요 역시 충족시킬 수 있다. 버추얼 트윈 기술은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21세기 한강의 기적을 재현할 제조혁신의 바람이 필요하다. 미래 제조업은 환경, 자원,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DX가 해답이 될 수 있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짓는 것이 제조업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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