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쉼표가 되어줄 경북 여행②

짧아서 더욱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고 싶다면 경북으로 떠나자. 푸른 산과 바다를 두루 품어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더없이 좋다. 경북 11개 도시의 봄 풍경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두 번째는 의성·청송·영양·영덕 이야기다.

눈 부신 봄날의 풍경, 의성

도시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작약꽃이 장관을 이루는 의성의 봄은 유독 눈부시다. 역사를 간직한 고찰부터 사계절 아름다운 쉼터까지, 만발한 자연만큼 다채로운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고운사 전경. 사진=의성군
고운사
그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승에 가면 염라대왕이 "자네 고운사엔 다녀왔는가?"라고 묻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운사를 둘러싼 계곡, 숲길은 고요함이 제 몫이라는 듯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조여래좌상·연수전·삼층석탑·가운루 등 국가유산을 다수 소장해 꼭 한번 들러봄 직하다.

산운 생태공원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산운마을에서 만든 산운생태공원은 자연생태를 관찰하고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다. 50여 종에 이르는 나무, 풀, 꽃이 우거진 3800㎡(약 1150평) 규모의 자연학습원과 5752㎡(약 1740평) 넓이의 잔디광장이 여행객에게 좋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의성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생태관도 갖췄다.
의성전통시장 닭발거리에는 매콤한 닭발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사진=의성군
의성전통시장 닭발거리
스트레스엔 매운 음식만큼 확실한 만병통치약이 없다. 의성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의성전통시장 동문에는 닭발양념구이 식당이 거리를 이루고 있다. 연탄불에 직화로 구워내 은은한 불맛이 일품. 수십 년 전 장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정겨운 분위기는 덤이다.

느림의 미학을 간직한, 청송

병풍처럼 펼쳐진 주왕산의 풍경은 어디서 봐도 장엄하기만 하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24개소를 보유한 보물창고 청송으로 느긋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청송 백석탄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 중 하나다. 사진=청송군
백석탄
'미니 알프스'를 연상케 하는 흰 바위가 어깨를 나란히 한 이곳은 백석탄. 고운 바위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조물주의 걸작품’이라 노래한 한시의 구절이 이해되는 비경이다. 물살이 수천만 년을 흐르며 바위를 깎아 만든 돌개구멍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신성계곡녹색길안내센터에서 약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자동차로도 갈 수 있다.
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방호정 풍경. 사진=청송군
방호정
신성계곡녹색길에 또 하나의 보물이 있으니 방호정이다. 조선 중기 방호 조준도 선생이 모친의 묘를 늘 바라볼 수 있는 터를 골라 세운 정자로, 대각선으로 기묘하게 기울어진 퇴적암층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녹색길 곳곳에 지질 명소가 산재해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약수닭백숙
청량한 달기약수만큼 유명한 것이 바로 약수 닭백숙이다. 약수의 약수의 높은 철분 함량이 닭의 지방을 제거해 담백하고 소화가 잘된다. 닭고기를 맛본 뒤 먹을 수 있는 닭죽도 별미다.

별과 반딧불의 고향, 영양

매년 '별빛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영양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이 돋보이는 청정 여행지다. 어둠이 내리면 별과 반딧불이가 선사하는 자연의 빛이 여기저기서 '톡톡' 켜지기 시작한다. 도심의 인공 빛과 다른 은은한 아름다움에 매료될 시간이다.
아시아 최초로 별빛이 밝은 밤하늘로 지정된 영양 국제밤하늘보호공원. 사진=영양군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국제밤하늘협회(IDA)가 2015년 지정한 국제밤하늘보호지역으로, 아시아 최초로 별빛이 밝은 밤하늘로 지정됐다. 공원의 중심에 위치한 자연생태관리사업소에서 천문대 관람, 천체관측, 만들기 체험, 별빛걷기, 별빛음악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반딧불이와 밤하늘의 별이 춤추는 반딧불이 특구도 놓치지 말 것.
사계절 아름다운 영양 자작나무 숲. 사진=영양군
영양 자작나무 숲
축구장 40개에 해당하는 30만6000㎡ 규모의 부지에 빼곡히 펼쳐진 약 12만 그루의 나무가 장관을 이루는 곳. 사계절 흰 자작나무 덕에 언제 방문해도 특색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숲으로 가는 3km 구간의 산책로를 천천히 거닐며 영양의 대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영양 산나물
입으로 맛보는 영양의 봄, 제19회 영양산나물축제가 5월 9~12일 펼쳐진다. 청정고장 영양에서 나고 자란 산나물은 깨끗한 봄의 향기를 담뿍 품고 있다. 산나물 요리, 자연 속 콘서트 등 다채로운 행사를 즐기며 봄내음을 만끽할 기회다.

블루로드에 깃든 영롱함, 영덕

왼쪽으로는 녹음이 멋들어진 산을, 오른쪽으로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은 발걸음마저 가볍다. 바람의 길, 푸른대게의 길, 목은사색의 길, 쪽빛파도의 길 등 다양한 코스를 갖췄다.
푸른바다가 펼쳐지는 영덕 고래불해수욕장. 사진=영덕군
고래불해수욕장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금빛 모래, 푸른 바다가 아름다운 고래불해수욕장은 사계절 사랑받는 영덕 대표 명소다. 8km에 이르는 긴 백사장 덕분에 대진해수욕장과 함께 동해의 명사 20리로 불린다. 커다란 고래 조형물, 알록달록 방파제, 붉은 등대, 고래 벽화 등 사진 찍기 좋은 스폿이 곳곳에 있어 둘러보는 재미를 더한다.영덕해맞이공원 & 영덕풍력발전단지
수려한 해안 절경과 드넓은 초지, 전망 덱, 휴식공간을 갖춘 영덕해맞이공원은 64km의 바다가 펼쳐지는 강구면과 축산면의 해안선을 따라 조성돼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많다. 영덕 블루로드가 위치한 국도7호선을 달리다 보면 24개의 커다란 바람개비를 마주하게 되는데, 해맞이공원 위에 있는 영덕풍력발전단지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휴식처이자 일출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영덕의 대표 먹거리 영덕대게. 사진=이효태
영덕대게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제철인 영덕대게는 살수율이 높아 먹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매년 초 열리는 영덕대게축제에서 살이 꽉 찬 영덕대게와 함께 영덕대게낚시·깜짝경매·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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