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서울시 인재 양성, 中企도 주목해야

이창원 한성대 총장
이제 고등교육 지원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돼 인재 양성의 무거운 책임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게 됐다. 서울에 있는 대학은 앞으로 서울시와 함께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인재 양성의 일차적 책임은 대학에 있다. 서울시에 있는 대학들은 서울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고등교육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가 발표한 인재 양성 정책에 따라 서울에 있는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신기술 및 첨단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서울시 인재 양성에서 첨단산업과 미래산업 관련 정책은 물론 중요하지만, 고용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 ‘9988’이라는 용어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는 뜻이다. 또 전국 중소기업의 21%인 162만여 개가 서울에 있다. 대규모 제조공장이 서울에 자리 잡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 서울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대학들이 기업과 협력해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산업 기술이 빛의 속도로 급격하게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기업체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 및 훈련은 필수적이다. 문제는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사내대학 등을 만들어 연구개발 인력의 성장과 기술 전환을 지원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대학이 협력해 중소기업과 전통 제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거나 특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서울시 연구개발(R&D) 예산이 서울에 있는 대학과 중소기업을 연계하는 데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중소기업을 살리고 전통 제조업을 혁신하는 데 대학과 기업이 함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서울시의 인재 양성 정책은 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해 첨단산업 및 미래 산업 분야를 지원하되, 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존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재직자를 직업훈련할 여력이 사실상 전무한 중소기업을 위해 서울시와 대학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와 서울시 및 공공기관 등이 사실상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재 양성 정책 간 정합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인재 양성정책관 및 인재 양성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인재 양성 업무를 수행하는 서울시 산하기관 간 협의체 구성도 필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와 대학 간 협력 생태계 구축 역시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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