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처럼 될라…" 몰도바, 옛 소련권 국가연합 이탈 움직임

EU 가입 협상 개시 확정되자 "2024년말까지 CIS 탈퇴 계획"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 중립국 몰도바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내년 탈퇴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몰도바 의회의 도이나 게르만 외교정책위원장은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2024년말까지 모든 것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약간의 지연이 없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지만, 개별 부처들의 거의 모든 평가는 우리가 최종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EU 가입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된 지 6일만에 나온 것이다. 1991년 소련 붕괴로 독립한 국가인 몰도바는 최근 친서방 정권이 들어섰고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국토 일부를 장기간 장악하는 등 작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기 전의 우크라이나와 국내사정이 비슷한 나라로 거론돼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 러시아군 고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장악해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몰도바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를 잇는다는 전쟁목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몰도바는 같은해 3월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해 6월에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는 등 러시아와 선을 그으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금껏 여러 경로로 몰도바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러시아는 EU가 우크라이나, 몰도바의 가입을 위한 협상 절차를 개시하기로 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가입협상 개시는 이들 국가에 대한 EU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결정'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수년 혹은 수십년이 지나도 EU의 엄격한 가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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