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연산도 뚝딱…'AI 노트북' 전성시대

삼성·LG·에이수스·HP 등
AI 칩 탑재 노트북 대거 출시

외부 네트워크 연결없이 자체 연산
"2026년 AI 노트북이 절반 차지"
LG전자 ‘LG 그램 2024년형’
‘인공지능(AI) 노트북’ 전성시대다. 외부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고 노트북에 들어있는 칩으로 복잡한 연산을 해낼 수 있는 AI 노트북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다. 오랫동안 침체한 노트북 시장에 AI 노트북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노트북 스스로 AI 연산

삼성전자 ‘갤럭시북4’
15일 LG전자와 에이수스는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14세대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장착한 노트북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각각 ‘2024년형 LG 그램’과 ‘젠북 14 OLED’다. 삼성전자도 같은 CPU를 채택한 ‘갤럭시 북4’ 시리즈를 공개했다. HP, 레노버, 에이서 등 역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신 노트북에 공통으로 장착된 인텔의 코어 프로세서는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갔다는 점이 특징이다. 코어 프로세서는 컴퓨터의 두뇌 격으로 각종 연산을 처리한다. 여기에 AI 연산에 최적화된 전용 반도체인 NPU를 활용해 AI 연산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외부 클라우드와 연결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연산을 처리하므로 머신러닝과 딥러닝 작업의 효율이 올라가 게임, 비디오, 영상 편집 등 다양한 앱의 AI 기능이 빨라졌다.

PC용 AI칩 경쟁도 치열하다. AMD는 지난 7일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라이젠 8040 시리즈를 공개했다. 올해 출시된 전작과 비교해 클라우드 도움 없는 ‘온디바이스 AI’ 처리 성능이 1.4배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에이수스, 델테크놀로지스, HP, 레노버 등 주요 노트북 제조사가 내년 1분기 이 칩을 활용한 노트북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애플은 국내 출시가 임박한 신형 맥북 프로에 자체 개발한 반도체 M3를 장착했다. 애플이 설계해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이 칩도 AI 머신러닝 기능이 특징이다.

○침체한 PC 시장 돌파구 될까

업계에서 노트북의 AI 연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온디바이스 AI가 향후 제품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활용하려면 노트북 등 기기와 통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거대한 외부 서버에서 연산을 처리해야 한다. 높은 유지비, 과도한 전력 소모, 낮은 보안이 단점이다. 각각의 말단 기기가 알아서 AI를 가동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

업계에서는 AI 노트북이 침체한 PC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세계 PC 시장은 8분기 연속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코로나19 기간 원격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증가하며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일상이 회복된 후 성장세가 꺾인 탓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부터 AI PC 교체 수요가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내년 세계 노트북PC 출하량은 1억7200만 대로 올해(1억6700만 대)보다 3.2%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PC 시장의 절반 이상이 AI PC로 대체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엔 온디바이스 AI 적용 노트북이 전체 노트북의 50%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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