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사태 다신 없도록…'예비경보' 신설해 대피시간 확보

정부, 토사재해 방지대책 발표…대피 돕는 '산림재난자율감시단' 신설
'산사태 위험지도' 개선해 정확도 높이고, 취약지역 사방댐·배수시설 확충
정부가 산사태 시 주민 대피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현행 2단계인 산사태 예·경보 체계를 3단계로 개선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토사재해 원인분석 및 인명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집중호우로 산사태 등 토사재해가 이어지면서 경북 21명, 충남 3명, 세종 1명, 충북에서 1명이 숨지는 등 모두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실종 2명, 부상 16명, 이재민 56가구·94명 등 막대한 피해가 났다. 정부는 민관합동 조사반을 꾸려 원인조사에 나섰고, 피해 주요 원인으로 현행 산사태 예·경보 체계에서는 경보 발령 후 주민 대피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대피 명령에 강제성이 없어 실제 이행되기에 한계가 있는 점 등을 파악했다.

이에 정부는 예·경보 및 주민대피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현행 '주의보→경보' 2단계인 예·경보 체계를 '주의보→예비경보→경보' 3단계로 개선해 주민이 대피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피해 예방을 위해 산림청장이 직접 지자체장에게 대피를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청의 산사태 예보 발령 때에는 지자체장이 상황판단 회의를 의무적으로 열어 주민대피 여부를 결정하도록 산림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한밤중에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산사태 위험지역 인근 가구에 '가정 내 마을방송 스피커' 보급을 확대한다. 지역 지리에 익숙한 이·통장, 새마을지도자, 임업인 등으로 구성된 '산림재난자율감시단'을 신설해 대피 시 조력자 역할을 하도록 했다.

산사태 대피소 지정·운영기준 마련,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매년 5∼6월 대피 훈련 실시, 비상연락망 사전 구축 등에도 나선다.
산사태 예측정보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산사태 위험지도'도 손질한다.

기존 산사태 위험지도는 산사태 발생 확률을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강우량과 산사태 발생지 및 피해영향 구역까지 반영해 지도를 재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읍면동 단위 예측정보를 인근 유역과 '리' 단위까지 확대해 산사태 예·경보 발령 때 활용하고, 지자체에도 제공한다.

산림청 예·경보에 활용하는 '산악기상관측망'은 지난해 기준 464곳에서 2027년 620곳으로 확대해 보다 촘촘하게 피해 예측을 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산림 연접지까지 확대하고, 연간 2천억 규모의 산사태 예방사업 사업비 중 70%(기존 51%)를 산사태 취약지역의 사방댐, 배수시설, 방호시설 설치 등에 우선 투입해 확충한다.

전국 급경사지 실태조사를 해 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곳을 관리 대상에 포함하고, 도로 비탈면 중장기 유지관리를 위한 '도로비탈면 종합관리계획'도 수립한다.

각 기관이 보유한 산지·급경사지·도로 비탈면 등 '사면정보'를 통합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토사재해 예방·대응정책 수립에 활용한다. 토사재해 원인 조사반장을 맡은 이승호 상지대 교수는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양상으로 인해 산사태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이번 대책이 현장에서 실행되고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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