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첼로·피아노 고수들이 만났더니…

[arte] 오텐자머의 Frage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
다재다능한 세 악기로 구성된 '클라리넷 트리오' 합주는 오랫동안 작곡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연주하기도, 듣기도 쉽지 않은 희귀한 장르이기도 하다. 그만큼 클라리넷 트리오를 진득히 연구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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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는 오히려 클라리넷 트리오를 연구할 기회를 줬다. 나는 절친한 음악가인 첼리스트 스테판 콘츠,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프 트랙슬러와 손을 잡았다. 우리는 베토벤과 브람스가 남긴 클라리넷 트리오 작품들이 다른 작곡가들한테 미친 영향을 발견했고, 수 세기에 걸쳐 여러 대륙에서 작곡된 작품들을 파고들었다.우리의 여정은 거장들의 작품에서 출발했지만, 연구는 하면 할수록 흥미로운 장소들로 우리를 이끌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19세기 말 프랑스 재즈가 현대 음악에 미친 영향을 추적했다. 쇤베르크의 미완성 작품을 발견한 오스트리아 빈에도 잠깐 머물렀다. 과거의 걸작과 현대의 새로운 사운드를 나란히 비교해보는 등 여러 시도를 거쳤다.

처음 의도는 고전 명작들과 현대 작품 몇몇을 비교하는 것이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세계 곳곳에서 트리오 앙상블이 끝없이 나왔다. 모든 곡에서 클라리넷의 다양한 음색과 다른 악기들과의 상호작용이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첼리스트 스테판 콘츠와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함께 연주했다. 우리는 많은 점에서 비슷했다. 1970년대 헝가리에서 빈으로 옮겨온 부모님 밑에서 음악을 배웠다. 한창 음악을 공부하던 시기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프 트랙슬러와 만났다. 그렇게 우리의 협연은 15년 넘게 이어졌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의 존재는 이번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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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트리오의 협연은 오랫동안 작곡가들한테 사랑받아왔다. 클라리넷과 첼로, 피아노의 조합이 폭넓은 음악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가장 풍부한 음색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다른 악기들과 비교했을 때 이 세 악기가 표현할 수 있는 음역은 넓은 편이다. 클라리넷의 경우 엄청난 속주로 음표 사이를 오갈 수도 있다. 고전주의·낭만주의 작품뿐만 아니라 재즈(특히 다니엘 슈나이더의 곡처럼)와 클레즈머 등 새로운 양식과도 쉽게 어울리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피아노는 현악기와 타악기 사이를 오간다. 화음을 이끌뿐만 아니라 곡의 박자까지 조율하는 폭넓은 활용도를 보인다는 얘기다. 요르그 비드만과 볼프강 림 등 현대 작품에서는 피아노의 활용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피아노의 건반이 아닌 현을 직접 뚱기는 연주를 선보일 정도다.우리의 프로젝트는 존재하는 모든 트리오 양식을 연구하는 대신 클라리넷과 첼로, 피아노의 협주를 다룬 곡들에 집중했다. 베토벤 클라리넷 트리오 B 플랫 장조 op. 11부터 마그누스 린드버그 클라리넷 트리오까지. 세 악기의 음색과 기술적 활용을 극한까지 다룬 음악들을 다뤘다.

이 여정 중간중간에는 우리는 빈의 음악적 전통으로 회귀하려는 지속적인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작곡가들이 동유럽 전통 무용 '랜들러'의 구성을 차용하거나 제1빈악파의 고전주의 양식을 따라온 사례들은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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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오텐자머 빈필 클라리넷 수석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