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판문점 JSA도 재무장하나…'GP 복원'과 연계 가능성 주시

9·19 합의 '상징적 조치' 허물어져…군 "대응조치 이행 준비"
군 당국은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를 복원하는 조치와 연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도 재무장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GP 파괴와 JSA 비무장화는 9·19 합의의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됐던 남북 간 군사적 신뢰 조치였다.

북한은 일단 GP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와 연계해 JSA 재무장화 조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런 신뢰 조치들이 북한에 의해 허물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은 2018년 11월 시범철수 대상 11개 GP 중 보존대상 1개를 제외한 10개를 폭파 방식으로 단 4분 만에 동시에 파괴했다. 파괴된 GP는 상호 거리가 1㎞ 이내였다.

보존 GP 1개는 남북 합의에 따라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했다.

GP에서 병력과 장비가 철수하고 시설이 파괴되면서 북한군이 DMZ 내 운용한 GP는 160여개에서 150여개로 줄었다. 파괴 이후 우리측 검증반 7명이 투입돼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 유류고, 탄약고 등이 완전히 무너져 흙으로 복토한 것을 확인했다.

우리 군도 60여개의 GP를 설치해 운영했으나 9·19 합의로 11개에서 철수하면서 현재 50여개로 준 상태다.
9·19 합의 당시 북한군은 우리 군과 같은 GOP(일반전초)를 운용하지 않아 GP 철수로 DMZ 내 작전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군은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3일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국방성 성명을 통해 9·19 합의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한다면서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 발표 다음 날부터, 11개 GP에 병력(근무조) 투입과 임시초소 설치, 중화기 반입 등 복원 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군은 파악했다.
군이 27일 공개한 DMZ 북측지역 사진을 보면 GP가 철거된 곳에 병력을 투입해 임시초소를 세우고 중화기(무반동총)를 반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은 14.5㎜ 고사총도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공기를 내걸고 병력이 상주하는 곳으로 보이는 임시초소도 포착됐다.

북한은 GP에 박격포와 14.5㎜ 고사총, 무반동총 등의 중화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11개 GP 파괴와 함께 이들 중화기를 모두 철수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 GP 복원에 대한 상응 조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은 북한이 GP 복원과 연계해 JSA 재무장화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한다.

남북은 2018년 10월 25일부로 JSA 남북지역 초소,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했다.

JSA 내 북측 초소 5곳, 우리측 초소 4곳이 각각 철수했고 양측 병력과 권총, 소총(AK-47·K-2), 탄약 등의 화기도 JSA 밖으로 옮겼다.

기존에 설치했던 폐쇄회로(CC)TV 등 감시장비 위치도 조정했고, 남·북·유엔사 3자 공동검증 작업까지 마쳤다.

이후 남북 각 80여명의 군인은 각각 35명으로 줄었고, 모두 비무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JSA 경비 임무는 한국군이 수행하고 있지만, 관할권은 유엔사 경비대대에 있다.

남북이 JSA 비무장화 조치를 한 것은 1976년 이후 42년 만이었다.

애초 JSA에는 정전협정의 정신에 따라 MDL 표식물도 없었고 남북 경비 초소도 양측 지역에 혼재돼 있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MDL 표식물로 콘크리트 턱을 설치하고 남북 초소가 각각 분리됐다. 상호 대화도 금지됐고, 우리 경비병은 시선을 가리고자 짙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북한군은 철모를 쓰고 권총을 차고 근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