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R 소형기, 김포~울릉 55분이면 간다"

佛 항공기 제조사 ATR 본사
한국에 25대 판매 목표
"2026년 울릉공항 운항 추진"
ATR 직원들이 지난 7일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조립공장에서 항공기 날개와 동체를 조립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터보프롭 항공기 제작사인 ATR은 한국 울릉공항 취항을 목표로 하는 섬에어에 항공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강미선 기자
지난 7일 방문한 유럽 제일의 우주항공도시인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ATR 본사. ATR은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이탈리아 방위산업체 레오나르도가 5 대 5 지분으로 1981년 설립한 합작회사다.

ATR 본사 바로 옆 격납고에는 공항에서 흔히 보는 제트기가 아니라 6개 날(블레이드)로 구성된 프로펠러가 달린 소형 항공기 12대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ATR 항공기는 가장 큰 80인승 비행기가 전장 27m, 전폭 2.5m, 높이 7.6m로 작은 편이다.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 전장(73m)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이들 항공기는 내년 1월 출하될 한두 대를 제외하고는 올해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등 세계 각지로 여객기와 화물기 형태로 납품된다. ATR 항공기는 주문부터 마지막 인도까지 1년6개월 정도 걸린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는 주문이 연 10대 안팎에 그쳤지만 지금은 40대 정도로 늘었다”며 “여행이나 이동이 자유로워진 만큼 코로나 이전 수준인 연 70~80대 주문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펠러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 ATR의 터보프롭기는 연료를 최대 45% 적게 소모한다. 연료비를 포함한 전체 운영 비용도 소형 제트기에 비해 좌석당 25% 정도 덜 들어간다.

ATR은 한국 울릉공항 취항을 목표로 하는 섬에어에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개항이 목표인 울릉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1200m 정도인 소형 공항이다. 울릉공항 운항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로는 ATR의 터보프롭기 ‘ATR-72’, 브라질 엠브레어의 제트기 ‘E190-E2’ 등이 꼽힌다. ATR 측은 김포~울릉 노선의 비행거리는 약 389㎞, 비행시간은 55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국내에서는 울산공항을 모항으로 2017년 설립된 하이에어가 ATR 항공기 4대를 운영 중이다. ATR은 2030년까지 한국에 25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울릉도, 흑산도 등 섬과 한반도 간 연결, 광주~포항 등 KTX를 운행하지 않는 동서 간 연결, 중국과 일본 등 한국 인근 국가와 연결 등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노선을 공략할 계획이다.

장 다니엘 코자우브스키 ATR 세일즈디렉터는 “ATR의 DNA는 단순 항공기 제작사가 아니라 항공사와 함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것”이라며 “매년 세계에서 평균 100개의 항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툴루즈=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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