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제' 굳힌 野, 계파갈등 소강 모드…공천 불씨는 여전

李, 이르면 내일 당무 복귀 전망…가결파 징계 최소화 기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여의도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심리적 분당' 수준으로 치달았던 계파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형국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낙승까지 더해지며 '이재명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고, 이 대표를 공격하던 비명(비이재명)계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보선 전후 통합을 강조하며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 중인 점도 모처럼 당내가 평온해진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선거 이틀 전인 지난 9일과 보선 승리 직후인 11일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합하자"고 연이어 '통합'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직후 "고름은 살이 되지 않는다", "외상값을 치러야 할 때" 등 거친 표현으로 가결파 응징을 예고한 정청래 최고위원조차 최근 비명계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비명계가 이미 설 자리를 잃은 데다 지상 과제인 총선 승리를 위해 가결파 징계 최소화로 통합을 도모하는 게 우선이라는 인식이 지도부 내에서 확산하는 기류도 읽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복귀하면 통합과 민생 행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가결파 징계를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당 안팎에서는 당분간 이처럼 '단일대오' 강조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현 상황이 '종전'이 아닌 '휴전'일 뿐, 뇌관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 상존한다.

계파 갈등의 불씨가 잠복했다가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다시 타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겉으로는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친명(친이재명) 세력과 강성 당원들을 앞세워 공천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나서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비명계를 다독이고 있음에도, 친명계가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를 빌려 '연성 친위 쿠데타' 형식의 공천 학살을 자행할 수 있다는 게 비명계의 우려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리더십 공격에서 자유로워진 이 대표가 본인의 약속대로 정말 통합의 길로 갈지 공천 국면까지 잘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르면 16일 국회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통합의 첫 가늠자는 가결파 징계 문제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 강성 친명계가 여전히 가결파로 지목된 비명계 의원 5명에 대한 '단호한 징계'를 주장하고 있는 점은 이 대표로선 부담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중원·여성 표심 공략을 위해 충청 출신 여성인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호남·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의 사퇴에 따른 보결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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