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박사 이수찬의 관절건강 이야기] 실내 낙상,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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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초반 환자가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내원했다. 목욕탕에서 샤워하다가 미끄러지면서 욕조에 무릎을 크게 부딪혀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파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서둘러 정밀검사를 해보니 무릎뼈는 물론 관절면까지 부러진 상태였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졌을 때 뼈만 부러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뼈를 잘 맞추고 깁스하면 자연스럽게 뼈가 붙는다. 하지만 관절면까지 같이 부러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관절면이 부러지면 아주 정교하고 정확하게 관절면을 맞춰야 한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나이가 젊어도 마찬가지다.
낙상사고는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적으로 ‘낙상’이라고 하면 집 밖에서 일어나는 사고로 인식하는데, 실제로는 실내에서의 낙상이 더 많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18 국내 낙상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체 낙상사고 중 61.5%가 실내 주거공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실내에서 낙상할 위험이 높다.

실내 낙상을 방지하려면 낙상하기 쉬운 장소에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한국시큐리티융합경영학회지가 발표한 ‘노인안전사고 실태와 예방’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실내에서 가장 많이 낙상사고를 당하는 곳은 방(20.9%)이었다. 제일 위험하다고 예상한 욕실과 화장실은 15.5%로 방보다 발생 비율이 낮았다. 주방(13.0%), 거실(11.7%)이 뒤를 이었고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계단(2.7%)과 출입구(1.7%)에서도 낙상사고가 일어났다.방에서의 사고는 주로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가구나 바닥에 널려 있는 전깃줄, 끈에 걸려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잠결에 화장실에 가다 문턱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바닥에 걸려 넘어질 만한 물건을 치우고, 문턱을 없애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욕조 옆에 잡고 일어날 수 있는 손잡이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낙상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음에도 낙상하게 되면 손을 먼저 뻗어 바닥을 짚는 것이 낫다. 무릎관절이나 고관절을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허벅지 근육은 고관절과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되므로 허벅지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가장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은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푸는 동작이다. 서서 해도 좋고, 앉아서 해도 괜찮다. 허벅지에 있는 힘껏 힘을 꽉 주었다가 서서히 풀어주면 되는데, 이 동작을 한 번 할 때 열 번을 기준으로 3세트를 하면 된다. 간단하면서 고령층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니 매일 꾸준히 하면 좋다. 실내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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