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 없는 北…주력종목 사격서 연이틀 '노골드' 충격

시상식서 눈물 보이고 1위 단상 기념사진도 거부
북한이 5년 만에 복귀한 종합 국제대회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좀처럼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북한은 26일 오전까지 치른 축구, 탁구, 기계체조, 유도, 복싱 등 5개 종목에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고 있다.

지난 24일 남자 유도 60kg급 채광진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유도와 사격, 기계체조에서 메달을 땄다.

그러나 아직 금메달 소식을 전하진 못하고 있다.25∼26일 진행된 주력 종목인 남자 사격 10m 러닝타깃에서 정상 단체전과 혼합 개인전 모두 은메달에 그친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러닝타깃은 옆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종목으로, 표적 속도가 일정한 '정상'과 무작위로 달라지는 '혼합'으로 나뉜다.

사격계는 북한이 두 종목에 걸린 4개의 개인·단체전 금메달 중에서 적어도 1개, 많게는 3개까지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것으로 본다.중국이 두 종목에 참가하지 않는 데다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강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아시안게임마다 단골로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남자 대표팀 주축인 박명원은 이번 대회 북한선수단 기수로 나선 간판선수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혼합 개인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전날 열린 정상 단체전에서 북한은 경기 내내 1위를 고수하다가 마지막 순서로 나선 유성준의 실수로 한국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패배의 충격 때문인지 박명원은 시상식에서 눈시울을 붉혔고, 북한팀은 1위 단상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는 한국 선수들의 거듭된 제안도 뿌리쳤다.

북한은 이튿날 혼합 경기에서 만회를 노렸으나 이번에도 유성준이 경기 후반 실수하며 단체전은 메달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다.

또 중반까지 개인전 1위를 놓고 접전을 펼치던 박명원도 갑자기 저조한 기록을 내며 순위가 떨어졌다.

북한이 단체전에서 무너진 가운데 한국이 이날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남자 10m 러닝타깃에 걸린 2개의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그나마 초반 중위권에 머물던 권광일이 마지막에 치고 올라가 슛오프(경사) 끝에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북한으로서는 위안거리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은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북한은 전날 유도 여자 70kg급에서도 북한 유도계 최강자로 알려진 문성희가 일본의 다나카 시노와 결승전에서 한판패 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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