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첫 폐광 대체산업 강원관광대학 수시모집 포기…폐지 위기

시민 유치위 구성 1995년 개교…학령인구 감소, 경영난에 악재
원재희 총장 "신입생 모집 못 하는 상황 누구보다 안타깝다"
강원 태백시의 유일한 대학이자 사실상 첫 폐광 대체산업인 강원관광대학교가 문 닫을 위기에 몰리고 있다. 강원관광대학은 2024년도 수시모집을 포기했다.

대학 측은 "학령인구 급감,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학생 모집이 극도로 어려운 데다 휴학생까지 늘면서 경영난까지 발생해 교직원 등 구성원 동의하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학교 앞날에 대해)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하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강원관광대학이 '폐지'(설립자·경영자 스스로 학교 문은 닫는 것)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22일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지역사회가 힘과 지혜를 모아 대학의 존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태백시도 뾰족한 해법 없는 분위기
이에 태백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분위기다.

강원관광대학의 폐지는 지역사회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우려된다. 태백지역에서 강원관광대학은 '유일한 대학'을 넘어 '폐광 대체산업'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개교한 '태성전문대학'(현재 강원관광대학)은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침체한 태백 탄광지역을 회생하기 위한 사실상 첫 번째 대체산업이었다.

시민은 유치위원회를 만들었고, 당시 시의회 의장은 소유 부지를 기탁했다. 태성전문대학은 2010년대 후반 정원을 1천200명으로 늘리면서 '상장동 시대'라는 태백경제의 부활을 이끌었다.
◇ "폐광지에 희망 주고자 30년간 최선 다해"
강원관광대학은 인근 정선군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 운영 주체인 강원랜드가 설립되자 카지노관광학과를 만들면서 '카지노 딜러 산실'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2021년에는 입학정원 98명의 간호학과만 신입생을 모집하고 나머지 5개 학과를 폐과하는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원재희 강원관광대학 총장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볼모지 폐광지역에서 고등교육의 불씨를 지폈고, 지역 문화향상 등 지역주민에게 희망을 주고자 과거 30년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학생이 없어서 신입생 모집을 하지 못하는 현재의 불가항력 상황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그러나 불을 보듯 한 적자운영으로 발생할 학습권의 피해를 막아야 하는 것도 학교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