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태종대 '다누비 열차' 노동자가 거리로 나온 이유

고용불안 해소, 퇴직금 보장 등 근로조건 개선 요구
부산 영도구 대표 관광지인 태종대 유원지의 '다누비 열차'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태종대지회 노동자들은 20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태종대 다누비 열차 노동자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조건을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누비 열차'는 1969년 관광지로 지정된 태종대 유원지 내에서 시민들이 유원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통수단이다.

성수기 때는 하루 50회 이상 운영하며 3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을 태우는 미니 열차다. 다누비 열차와 관련해 매표원, 안전원, 미화·주차원 등 24명이 고용돼 있는데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 중 태종대 지회 소속의 일부 노동가 일손을 놓고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불안한 고용 관행 개선, 퇴직금 보장, 부산시 생활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면서 거리로 나왔다.

다누비 열차는 부산관광공사가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민간 위탁 업체는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1년마다 입찰을 통해 교체되는데, 노동자들은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고용이 계속될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매년 업체가 바뀌다 보니 노동자가 숙련되고 연차가 쌓여도 임금은 신임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에 가깝고, 휴가 일수도 매년 최저 수준에서 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위탁업체 계약기간이 8개월에 그치면서 노동자들은 1년 이상 같은 업체에서 근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노조는 "부산광광공사가 매년 바뀌는 민간 업체와의 계약에 '고용승계'라는 문구를 넣지 않아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퇴직금, 연차 등 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문제를 민간 위탁사와 단체교섭을 통해 해결해 보려 했지만, 민간 위탁사는 부산관광공사가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노조가 원청인 부산관광공사에 공문을 보내봤지만, 답변받지 못하거나 만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우리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투쟁을 할 것"이라면서 "진짜 사장인 부산관광공사가 나와서 임단협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관광공사는 "현재 관련 규정과 정책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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