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중계기로 '피싱 메시지' 2만6천건 보낸 일당 구속 송치

충남 서산경찰서는 불법 중계기를 이용해 피싱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고 피해자의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20대 등 5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23)씨 등 5명은 지난 5월 초부터 최근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문자 메시지 2만6천여건을 보내고, 이후 메시지를 확인한 피해자 3명의 휴대전화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킹해 소액결제를 하거나, 계좌 잔액을 가로채는 등 모두 69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이들은 해킹한 피해자들의 명의를 도용해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 유심칩 등을 발급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만난 피싱 조직과 연락을 주고받다 범행에 가담한 이후 지인들을 대상으로 수소문해 20대 2명과 10대 2명을 모집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피싱 조직으로부터 중계기 50여대를 공급받고 유심칩 70여개를 활용해 손쉽게 문자를 뿌려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중계기가 스마트폰을 조작해 만든 기계로 유심칩을 꽂아 사용하면 중국에서 발신하는 '070' 인터넷 전화 국번을 국내 이동전화번호인 '010'으로 변환해서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와 공조를 통해 지난 7월 A씨를 검거한 뒤 그의 이동 동선 등을 2개월가량 추적해 최근 나머지 공범 3명을 논산·대전 등지에서 붙잡았다.

A씨로부터 중계기를 공급받은 공범 B(24)씨는 부산에서 범행을 저지르다 부산 경찰에 붙잡혀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A씨 검거 이후에도 불법 중계기를 계속해서 사용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산경찰서 관계자는 "국내 활동 중인 피싱 조직 중계기 유통책, 현금 수거책 등에 대한 수사를 지속해 피싱 범죄 근절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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