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탈환 도전'…고진영, 불안한 출발

제주삼다수 마스터즈 1라운드

22개월 만에 국내대회 나들이
강풍에 고전…3오버파 48위
22개월 만에 하는 국내 나들이에서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넘보고 있는 고진영(28·사진)이 강한 제주 바람에 고전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고진영은 3일 블랙스톤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4개와 버디 1개를 묶어 3오버파를 쳤다. 6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이소영(26)에게 9타 뒤진 공동 48위다.지난달 31일 기준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넬리 코르다(25·미국)에게 밀려 2위로 내려간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왕좌 탈환’이 가능하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탈환이 확실시된다. ‘필드’(출전선수)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KLPGA투어 정규대회 우승자에게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15~20점 사이에서 주어진다.

고진영은 세계랭킹 평균 포인트 7.54점으로 7.75점인 코르다에게 불과 0.21점 차로 뒤처져 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세계랭킹 배점이 작은 국내 대회지만 이 대회 우승으로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코르다는 같은 기간 열린 LPGA투어 프리드그룹 여자 스코티시오픈에 불참해 이번주는 포인트를 쌓지 못한다.

고진영은 2021년 10월 KLPGA투어가 로컬 파트너 형식으로 함께 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챔피언 이후 22개월 만에 국내 팬 앞에서 경기했다. 1라운드부터 몰린 구름 관중 틈에서 오후조로 나선 고진영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진 강풍에 고전하며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출발은 좋았다. 고진영은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챘다. 2번째 샷을 홀 2m 지점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가볍게 넣었다. 그러나 8번홀(파4)에선 그린을 놓쳤고, 어렵게 잡은 파 퍼트(4m) 기회도 놓쳤다. 11번홀(파4)에서도 3m 파 퍼트를 놓쳐 타수를 잃었다.

이소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그린 위 공이 움직일 정도의 강풍 속에서도 그린 적중률이 88%(16/18)에 달했다. 이소영은 “한쪽으로 일정하게 부는 바람이어서 계산이 어렵지 않았다”며 “남은 라운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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