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입양 한인 "영아기 때 결핵으로 자주 입원했어요"

1971년 3월14일생 박숙자씨 "왜 버렸는지, 친가족 살아있는지 알고파"
"태어난 지 7개월 정도 됐을 때 입양 기관으로 보내졌고, 약 두 달간 어린이병원에 있었다고 들었어요. 입양 파일에는 제가 영아기 때 결핵으로 자주 입원했다고 기록돼 있어요.

"
벨기에 입양 한인 무리엘 레브런(한국명 박숙자·52) 씨는 28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을 통해 "부모님의 정보는 알 수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입양 기록상 박씨는 1971년 3월 14일 대전에서 태어났다. 다만 여권에는 출생지가 서울로 돼 있어 확실하지는 않다.

그는 1971년 10월 27일 오전 6시께 대전 동구 중동의 한 거리에서 발견돼 경찰서를 통해 대전시영아원으로 보내졌다.

이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이듬해 3월 벨기에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브뤼셀에서 자란 그는 루뱅 가톨릭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IT 부문의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결혼해서 세 자녀도 있다.
박 씨가 처음 친가족에 관심을 갖게 됐을 때는 1999년이다. 벨기에 남성과 결혼한 한국 여성들과 친해지면서, 그들의 권유로 2009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한국에서 깊은 감명을 받고, 고향에 돌아온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2017년에는 가족과 함께 한국을 다시 찾기도 했다.

박 씨는 "특히 유라시아 어린이들에게 한국은 그들의 삶의 일부"라며 "코로나19 기간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K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년간 벨기에에서는 국외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며 "입양인들의 증언은 제가 도전할 용기를 줬다.

본격적으로 친가족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가족을 만난다면 왜 저를 버렸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다른 가족 중에 살아있는 분이 있는지도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