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의 WOW 이제는 스타트업] 호황기 늘리고 불황은 줄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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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혁신생태계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얘기할 수 있다. “스타트업 성장은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관념적인 접근을 경기순환 측면에서 살펴보면 왜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꽤 설득력 있는 논리와 사례들이 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변동이 나타난다. 이런 경기변동이 되풀이되는 것을 경기순환이라고 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대표적으로 콘드라티예프 파동(50년), 쿠즈네츠 파동(20년), 쥐글라 파동(10~12년), 키친 파동(3~4년)으로 구분하고 그 이유를 기술 혁신이나 인구의 변동, 기업의 설비 투자, 재고나 이자율의 변동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서를 벗어나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경제활동을 하면서 인류의 삶은 절대적으로 계속 나아졌고 그러한 가운데 경기변동은 늘 있었다. 이때 호황인 기간을 늘리고 불황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더 좋아지고 국민의 삶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유럽,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미국의 경기 침체는 짧고 상승 기간은 길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배력이 확대됐기 때문에 등 정치·경제적인 이유 말이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 가장 특징적인 것 중 하나가 과거에는 없던 정보기술(IT) 분야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IT를 근간으로 하는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가 크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경기순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호황의 끝이니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던 경기 사이클을 혁신을 통해 더 확장적으로 이끌어나간 사례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기가 2020년 2분기에 저점을 찍고 상승해 2022년 3분기 정점을 보인 뒤 다시 하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어떻게 하면 수축기를 줄이고 확장기를 늘릴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미국이 아니다. 미국처럼 정치적, 정책적 지배력을 통한 확장기 연장의 가능성은 없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를 통해서 경기순환의 확장기를 넓히는 검증된 방법은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정책에 대한 관점의 확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적어도 정치와 규제가 이런 생태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변동이 나타난다. 이런 경기변동이 되풀이되는 것을 경기순환이라고 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대표적으로 콘드라티예프 파동(50년), 쿠즈네츠 파동(20년), 쥐글라 파동(10~12년), 키친 파동(3~4년)으로 구분하고 그 이유를 기술 혁신이나 인구의 변동, 기업의 설비 투자, 재고나 이자율의 변동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교과서를 벗어나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경제활동을 하면서 인류의 삶은 절대적으로 계속 나아졌고 그러한 가운데 경기변동은 늘 있었다. 이때 호황인 기간을 늘리고 불황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그 나라의 경제는 더 좋아지고 국민의 삶은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美 경기순환 패러다임 바꾼 IT기업들
미국경제연구소(NBER) 자료에 따르면 미국 경기는 저점부터 정점에 이르는 확장기와 정점에서 하강해 저점에 이르는 수축기 기간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 수축기는 짧아지고 확장기는 늘어났다. 1920년대까지 수축기와 확장기의 기간은 비슷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수축기는 평균 10개월, 확장기는 64개월로 큰 차이가 났다. 기존 경제학 교과서의 경기순환 이론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물류 및 공급체인이 망가지면서 세계 경기가 심각한 침체일로를 겪었지만 미국의 통계는 짧은 몇 개월의 수축기 이후 확장 국면이 나타난 것을 보여준다.유럽,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미국의 경기 침체는 짧고 상승 기간은 길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배력이 확대됐기 때문에 등 정치·경제적인 이유 말이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 가장 특징적인 것 중 하나가 과거에는 없던 정보기술(IT) 분야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IT를 근간으로 하는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가 크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경기순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호황의 끝이니 침체할 것으로 예상되던 경기 사이클을 혁신을 통해 더 확장적으로 이끌어나간 사례를 볼 수 있다.
정치·규제가 혁신생태계 저해 말아야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을 보면 혁신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자본주의 경제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잘 나타난다. IT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혁신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곳 중 8곳에 달한다. 1980년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IBM, HP, 파나소닉, 제록스, 소니,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히타치 등이었다. 이달 중순 기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1980년대를 리드하던 일본 기업이 단 한 곳도 들어 있지 않다. 일본의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 토대가 약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한국 경기가 2020년 2분기에 저점을 찍고 상승해 2022년 3분기 정점을 보인 뒤 다시 하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어떻게 하면 수축기를 줄이고 확장기를 늘릴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미국이 아니다. 미국처럼 정치적, 정책적 지배력을 통한 확장기 연장의 가능성은 없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를 통해서 경기순환의 확장기를 넓히는 검증된 방법은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정책에 대한 관점의 확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적어도 정치와 규제가 이런 생태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