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 미군기지 상공서 정찰 비행…美 "우려스런 활동"

미 "대응 상황 안 돼 격추 못 해…충돌 방지 위한 대화는 계속"
러시아 정찰기가 14일(현지시간) 오전 시리아의 미군 기지 상공을 장기간 비행하면서 정보 수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이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CNN에 러시아 안토노프-30 정찰기가 시리아 알-탄프 기지와 주변 지역 상공을 여러 차례 왕복 비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들은 우리가 우려할 만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항공기는 다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해당 러시아 정찰기를 제때 격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미군이 대응할 수 없다는 걸 러시아가 사전에 알고 정찰기를 띄운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항공기의 비행 경로는 시리아·이라크 내 활동뿐 아니라 가용할 수 있는 전투기 수와 전투기에 연료를 보급할 급유기 상황에 따라 매일 변경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로선 미 영공에 '빈틈'이 생긴 걸 미리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 번에 모든 곳을 다 맡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매일 조금씩 다르게 경로를 만들어 예측할 수 없게 한다"며 "이번 일은 범위에 약간의 공백이 있던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러시아 정찰기 위치를 파악해 격추할 만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군과 러시아군은 항상 서로의 항공기로부터 약 3해리(5.5㎞)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러시아군은 대체로 이 거리를 잘 지켜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규칙을 어긴 이번 일을 전문가답지 못한 행동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전의 일부 '가로막기' 상황처럼 무모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투기는 종종 시리아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나 무인기의 비행경로를 아슬아슬하게 가로막는 비행을 하곤 했다. 지난 3월엔 러시아 수호이(Su)-27 전투기가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미 공군의 정찰용 무인기와 부딪혀 미 무인기가 바다에 불시착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양측은 그러나 러시아의 이러한 도발 행위에도 시리아 내 군사 작전과 관련한 충돌 방지를 위해 정기적 대화는 이어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