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인텍 "커패시터 없어 전기차 못 만들 수도"

코스닥시장 상장 자동차 부품업체 뉴인텍은 작년 하반기 문을 연 전북 군산 공장의 생산성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직원들의 숙련도 향상을 위해 교육에 공을 들이는 한편, 연간 4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은 올해 80만 대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충남 아산 공장과 합치면 생산능력이 올해 말 150만 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장기수 뉴인텍 대표(사진)는 “반도체가 없어 자동차를 못 만들었듯, 커패시터 공급이 부족해 전기차를 못 만드는 걱정을 해야 하는 때가 임박했다”며 “지금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생산능력 확대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기”라고 26일 밝혔다.

1977년 설립된 뉴인텍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장착되는 커패시터(축전지) 제조업체다. 이 커패시터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플랫폼(E-GMP)에 포함돼 현대차가 내놓는 모든 전기차에 기본 장착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 전기차에도 이 회사 커패시터가 쓰인다. 현대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출시를 대폭 늘리고 있어 생산능력 확충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800V 충전시스템을 적용해 큰 인기를 끈 아이오닉5와 EV6에 이 회사 커패시터가 탑재된다. 800V 커패시터를 원재료인 증착필름부터 직접 설계해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선 뉴인텍이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2~3곳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해와 올해 공급 협상을 위해 뉴인텍 군산 공장을 여러 차례 다녀간 것도 이 같은 설계 능력과 급증하는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양산 경험 때문이다. 계약 체결이 임박해 이에 대비한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 대표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공급할 물량이 약속된 물량만 최소 2300만 대에 달한다”며 “빅3 커패시터 업체로 자리매김해 세계 시장의 10~15%를 점유하면 4년 후인 2027년엔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매출은 753억원이다.

그는 “원자재 값이 코로나19 여파로 급등했지만 미리 약속된 가격이 있어 그간 실시간 반영이 힘들었다”면서도 “공급 가격이 오름세이고 추가 투자를 통해 제조라인 자동화까지 진행하면 손익도 빠르게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인텍은 이달 초 자동화 투자를 위해 약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관사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하는 조건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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