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은퇴 출발점에 서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Z세대를 따라 주식호(號), 코인호(號)에 올라탔던 3040세대들은 마이너스 손실률과 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3040 직장인들은 은퇴 후 경제 문제를 가장 염려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결혼과 맞벌이, 출산과 자녀교육, 주택 구입 문제가 쌓여 있는데, 여기에 노후 생활 준비까지 해야 한다니 말 그대로 ‘먹고살기도 힘든’ 3040세대들은 ‘첩첩수심(疊疊愁心)’이다.

국민연금공단의 ‘2021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기준 최소한의 의식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 최소 노후 생활비는 124만 3000원이었다. 이는 2005년 첫 조사 당시 66만 7000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부부를 기준으로 해도 같은 기간 102만 4000원에서 198만 7000원으로 많이 증가했다. ‘표준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적정 생활비는 당연히 이보다 많다. 2021년 기준 1인 필요 적정 노후 생활비는 177만 3,000원, 부부는 277만원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100만원, 개인연금 수령 예상액이 50만원이 가능하다고 했을 때 부부가 ‘평균적인 노후생활’을 보내는데 월 300만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평균수명 연장으로 은퇴후 30년간 생존시 매월 150만원씩 부족하다면 총 5억4천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금액도 물가 상승률은 감안하지도 않은 금액이다.그러면 저 5억 4천만원이라는 거금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은퇴를 연기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러면 은퇴후 생활비를 월 300만원에서 200만원이나 150만원으로 줄인다? 현실적이지만 비참하다. 노후에 쓸 병원비도 부족하다.

30대 이야기부터 해보자. 자발적 비혼을 선택하거나 취업난, 주택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결혼을 무기한 미루는 30대가 증가했다. 30대 남성의 경우 미혼남이 늘었는데, 통계청의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30대 남성 미혼율이 50.8%로 조사되어 2015년의 44.2%보다 상승했다. 이는 30대 남성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30대 여성의 미혼율도 33.6%로 2015년보다 5.5% 상승했다.

경제생활에서도 미혼 남성들은 코인, 주식 등 위험을 동반한 극단적 수익을 추구하고 있고, 미혼 여성들은 재테크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해놓은 자산관리는 청약저축과 주식이 전부이다. 여유 있는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다들 잘 알면서도 자산관리는 불안 그 자체이다. 의류 구입비, 식비, 여행비 등 충동성, 변동성 지출이 가장 큰 문제이다. 우선 변동성 지출을 줄여 저축 여력을 만들고 연금과 투자상품 위주의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모든 세대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40대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관리이다. 그리고 노후 준비를 위해 먼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서 본인이 가입되어 있는 상품을 확인하고 예상 수령액을 제외한 목표 은퇴자금을 설정해야 한다. 대출도 은퇴 전에 낮은 금리로의 대환과 대출 건수를 줄여 정리를 해야 한다. 이후 50대가 넘어서면 대출 연장도 쉽지 않다. 대학 등록금 같은 자녀 교육 비용도 고려해서 비용을 예상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퇴직연금은 대부분 일시금 수령을 하고 있지만,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하자. 대부분 일시금 수령을 선택하고 있는데, 퇴직연금 적립 금액이 주택구입 또는 임차로 인하여 중도인출하는 경우가 많아 적립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이유가 크다. 또 개인형 IRP 중도해지를 한 연령 비율도 30~40대가 전체 연령의 절반을 넘으며, 이 또한 ‘영끌’로 아파트 구입, 가상자산이나 주식 투자로 인한 이유들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액공제라는 메리트를 떠나, 연금은 가장 중요한 노후자산이므로 중도인출이나 중도해지는 최대한 피해야 한다.
회사가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을 채택하고 있다면, 회사가 적립금을 운영하고 운용손익은 기업에 귀속하기에 투자 초보자나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알맞을 것이다. 확정기여형(DC)의 경우에는 근로자가 적립금을 직접 운영할 수 있어 공격형 투자형, 중립적 투자형 등 본인의 성향에 맞게 적립금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운용손익이 근로자에게 귀속되는 점은 고려하여야 한다.내 퇴직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를 경우에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적극적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수시로 은퇴자금 운용 현황을 점검하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가입된 연금이 어떤 연금인지, 어떻게 운용되는 연금인지, 만기는 언제고, 연금은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는지, 그 금액은 얼마인지 확인하고 공부해야 한다. 만약 내가 가입한 연금 상품이 지나치게 ‘안전’으로만 향하고 있다면, 운용 방법을 수정해야 한다. 퇴직연금이 노후준비의 성패를 결정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 대비를 할 수 없다. 노후 자금 마련에 최적화되어 있는 연금저축, 개인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 자금을 배분해 투자해야 한다. 이후에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면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040세대들은 현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수입도 나쁘지 않은데, 그만큼 지출도 큰 경향이 있다.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마련으로 인한 대출금 상환과 자녀 사교육비 지출로 허리가 휠 지경이지만, 그나마 지금의 소득활동 기간에 연말정산 세액공제금액(2023년 기준 연간 900만원)과 그 이상을 목표(연 1,800만원 한도)로 IRP, 연금저축 등과 같은 세제 적격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목표를 최대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런 노후 대비용 금융상품은 세액공제, 저율과세, 과세이연 등 절세 혜택이 많은 반면, 중도 해지 시 기타소득세 16.5% 부과 등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내가 이만큼 자식에게 ‘투자’하고 노력했으니, 나중에 내 자녀가 날 부양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취업난 등으로 인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캥거루족’ 자녀들, 결혼한다고 해서 결혼 비용을 도와줘야 하고, 집 산다고 해서 주택 마련도 도와줘야 한다. 직장에서 은퇴를 했는데, 지출은 더 늘어나는 노후가 이미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금 먹고 살기 힘들다고 현실에만 급급하면 내일이 더 어렵고 힘들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현재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전 국민의 노후준비 방법을 제안하는 노후준비 인식제고 교육이 진행중이며, 교육은 신청 기관, 기업, 단체, 대학을 방문하여 무료로 진행된다. 교육신청은 ’2023 노후준비 인식제고‘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각 연령별, 직군별 노후준비 안내에 대한 연속 기사가 제공됩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사)한국능률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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