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은 남고 윤관석·이성만은 떠나고…민주당 내에서도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탈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본인 스스로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 대표가 3주 넘게 사태를 방치하다가 여론 악화에 떠밀려 ‘꼬리 자르기’ 식으로 사태를 무마했다.

두 의원은 친명계 의원들의 탈당 권유에도 “검찰 조사도 안 받고 어떻게 탈당하느냐”고 반발했다. 그러다가 이 대표 측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결국 자진 탈당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본인들이 당을 위해 결단한 것”이라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이 대표의 이중성에 대한 날 선 발언이 쏟아졌다.“부패 혐의로 기소되거나 기소 예정인 사람들은 그대로 있고 수사 중인 사람을 압박해 탈당하게 만드느냐”(홍기원 의원)며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외에 대장동 4895억원 배임, 성남FC 133억원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 묻은 개가 × 묻은 개 나무란다’고 중대범죄 피고인이 아직 검찰 수사도 받지 않은 두 의원을 압박한 데 대해 당내에서도 ‘내로남불의 극치’란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두 의원 탈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난데없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수사 여부를 반문하며 모면하려고 한 태도는 저급하다. 그는 앞서도 돈봉투 사건 발생 후 송영길 전 대표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박순자·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수사 관련 사항을 되묻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해왔다. 과거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언행을 봐도 그에게 도덕과 양심은 큰 관련이 없는 단어였다. 요즘 기자들의 뻔히 예상되는 질문에도 4차원식 답변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궁색한 모습에서 그의 쪼그라드는 정치적 입지의 단면이 읽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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