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전도 나선 CJ 3세 "한국판 르꼬르동블루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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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실장

농식품부와 한식인재 양성 맞손
국제요리대회 출전 대표팀 돕고
해외 요리학교에 한식과정 개설

"K푸드 세계화 이끌 한식학교 꿈"
농림축산식품부와 CJ제일제당은 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국가대표조리팀 선수들과 함께 ‘퀴진. K’ 발족식을 열었다. 윗줄 왼쪽부터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부문 대표, 이선호 식품성장추진실장,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CJ제일제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33)이 ‘한식 전도사’로 나섰다. CJ제일제당이 정부와 손잡고 ‘K푸드’ 글로벌 확산을 위해 펼치는 한식 셰프 육성 프로그램을 주도하면서다. 경제계에선 지난해 임원(경영리더)에 오른 이 실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와 CJ제일제당은 2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한식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자리에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과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이 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농식품부와 CJ제일제당은 유망한 한식 셰프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술·정보 인프라를 공유하기로 했다.CJ제일제당은 우선 국제요리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을 후원할 계획이다.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명인과의 식자재 연구, 한식 파인다이닝 실습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요리학교에서 다양한 국적의 셰프 지망생들이 한식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하면 K푸드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한식 셰프를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 실장이 지난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거쳐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한식245’란 팀을 신설하고, 이 실장 주도로 실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이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국제 한식 전문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미국 CIA, 이탈리아 ICIF처럼 한국에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 높은 한식학교가 필요하다는 게 이 실장의 생각이다.

이 실장의 이런 인식은 “아버지의 철학을 이어받은 것”이라는 게 CJ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재현 회장은 “전 세계인이 1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게 하겠다”는 목표를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이 실장은 이날 비전 발표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는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한식전문학교 설립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생인 이 실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상반기 CJ에 입사했다. 입사 동기들과 입문교육을 받을 당시 아무도 오너 3세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고 소탈하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의 모태이자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서 지난해 1월 임원에 오르며 경영수업을 본격화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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