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구경 가려다가…" 4년 만의 '꽃캉스' 포기한 사연

수십만원 호가 '벚꽃뷰 호텔' 예약 꽉찼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현모 씨는(32)는 당초 다음달 셋째주 벚꽃 명소 근처 숙소를 예약해뒀지만 벚꽃이 예년보다 빨리 피자 예정보다 한 주 앞당겨 벚꽃 뷰(벚꽃이 보이는 곳) 숙소를 알아봤다. 그러나 이미 서울 유명 호텔 객실은 만석이었다.

현 씨는 "벚꽃이 보이는 일반 객실은 마감이라 당황했다"면서 "스위트 객실에 묵기엔 벚꽃 시즌이라 가격이 100만원을 호가하고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2배가량 비싸게 올라와 내년을 기약해야겠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마스크' 첫해인 올해 꽃캉스(꽃놀이+호텔+바캉스)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비교적 이르게 찾아온 봄에 벚꽃이 만개하는 내달 둘째주 주말의 경우 서울 유명 호텔 벚꽃 뷰 숙소는 모두 마감되다시피 했다.

28일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벚꽃이 만개하는 이달 마지막 주부터 다음달 첫 주까지(3월27일~4월7일) 숙소 예약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다음달 서울 곳곳에서는 4년 만에 벚꽃 축제가 개최된다. 벚꽃 뷰 숙소는 예약이 꽉 찬 상태다.석촌호수 부근 호텔 관계자들은 "벚꽃 시즌에는 수요가 많아 일반 객실은 한 달도 전에 마감됐다"며 "애초에 벚꽃이 보이는 방이 많이 없어 가격이 비싸도 일찍 예약이 끝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숙박 예약 플랫폼을 보면 내달 둘째주 주말(4월8~9일) 기준으로 1박 가격이 30만원 정도인 서울 잠실의 한 호텔은 가격대가 60만원대까지 두 배가량 올랐다. 이마저도 벚꽃이 만개하는 기간에는 남는 방이 없다는 후문이다.
시민들이 서울 벚꽃나무 길을 걷고 있다./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비단 서울 얘기만은 아니다. 지난 주말 경주로 벚꽃을 보러 다녀온 직장인 이모 씨(30)도 "서울에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경주를 찾았는데 경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원하는 숙소를 예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경주벚꽃축제'를 개최하는 터라 벚꽃 뷰 숙소는 마감된 곳이 많다. 경주 힐튼 호텔은 이 기간 주말 벚꽃 뷰 숙소(침대방 기준)는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라한호텔에 따르면 벚꽃이 만개하는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경주 호텔의 객실가동율은 90%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벚꽃을 바로 감상할 수 있는 '호수 뷰' 객실 예약율은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4년 만에 제한이 풀린 벚꽃 축제를 즐기려는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 과열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구는 내달 4~9일 열리는 벚꽃 축제에 방문객 500만명이 다녀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내달 첫 주 벚꽃 뷰 숙소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 벚꽃이 빨리 피는 바람에 취소 건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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