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로스쿨은 성공한 법조인 양성제도다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최근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의 로스쿨 평가 결과 공표를 두고 로스쿨이 부실 운영됐다는 일부 근거 없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로스쿨 제도를 폄훼하려는 것으로 사실관계 왜곡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지난 14년간 1만7000여 명이 배출돼 송무 이외 다양한 직역에 진출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과 무변촌의 법률 서비스 제공에 이바지했다. 이번 로스쿨 평가 결과를 발표한 평가위원회에 아쉬움이 크다.

첫째, 평가위원회는 마치 감사권한을 행사하듯 평가권한을 남용했다. 평가 결과 공표 시 평가요소별 개선 권고, 주의, 모범사례를 발표하면 되는 사항을 마치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법적 근거도 없는 인증·불인증이란 표현 발표로 로스쿨의 인증 주체인 것처럼 행세해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평가위원회가 평가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려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70%까지 높여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가 전제돼야 한다. 지난 14년 동안 25개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아울러 학생들에게 장학금, 특강, 첨삭지도 등을 지원해 실력을 제고하는 데 힘써왔다. 로스쿨 진학 희망자, 재학생 및 졸업생에 의해 로스쿨은 이미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합격률이 5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평가위원회가 평가를 빙자해 로스쿨을 재단하고 부실운영의 낙인을 찍는 것은 오로지 로스쿨 제도를 훼손해 변호사 합격자 수를 감축하거나 기존 로스쿨을 도태시키겠다는 의도로만 보인다.

둘째, 평가위원회는 로스쿨 평가 주체로서 전문성이 결여돼 있다. 현재 이익단체인 대한변협 회장이 평가위원장을 지명하고, 대다수 위원이 로스쿨과 무관한 위원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로스쿨을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교육 목적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지 못한다. 또한 평가위원회의 획일적이고도 자의적인 평가는 각 대학 법학교육의 자주성, 자율성, 전문성을 침해해 로스쿨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로스쿨 평가 주체의 변경을 제안한다. 교육부는 로스쿨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이행점검의 주체이며 교육부 소속 법학교육위원회는 로스쿨 인가·폐지, 변경인가 및 정원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로스쿨 평가 주체로서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그러므로 평가 주체를 법학교육위원회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로스쿨은 운영에 따른 수백억원의 누적 재정적자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인한 비대면 교육환경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수한 법률가 양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훌륭한 자원이 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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